메디톡스, '균주 도용' 공세 이어가...대웅 "악의적 왜곡"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이른바 '보톡스 전쟁'에서 거세게 맞붙었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법정 밖 설전이 여전히 뜨겁다.
메디톡스(대표 정현호)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제 ‘나보타’(수출명 주보)에 대한 미국 내 21개월 수입 및 판매 금지 명령이 15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을 거부해달라는 대웅제약과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의 요청을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따른 결과다. 미국 대통령은 공익적인 목적이 있다고 판단될 때 ITC 최종 판결 이후 60일 이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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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제공 |
메디톡스와 미국 파트너사 엘러간은 대웅제약과 에볼루스가 보톡스의 원료로 사용되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 기술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2019년 1월 ITC에 제소했다.
이에 ITC는 지난해 12월 16일(현지시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분쟁에서 나보타가 관세법 337조 위반했다고 결정하고 메디톡스 측 손을 들어주며 나보타에 대한 미국 내 21개월 유통 금지 명령을 내렸다.
메디톡스 측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의 심사 기간 동안 나보타를 수입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허용됐던 공탁금제도도 더 이상 허용되지 않으며, 지불된 공탁금도 원고(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전달될 예정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이 ITC의 최종판결을 받아들임에 따라 대웅이 메디톡스 균주와 제조기술을 도용했음이 명백한 진실로 밝혀졌다”며 “대웅은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오랜 기간 허위주장을 한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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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사진=대웅제약 제공] |
대웅제약 측도 즉시 반발했다.
대웅제약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메디톡스 측에서 악의적인 왜곡과 허위주장을 일삼는다며 반박했다.
우선 "ITC 조사 결과, 대웅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나보타를 개발한 것임이 입증됐다"는 메디톡스 측 주장에 "ITC는 메디톡스의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최종 판단을 함으로써 균주와 관련된 메디톡스의 주장을 일축했다"고 받아쳤다.
지난해 7월 ITC 예비판결에서 나보타에 10년간 미국 시장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 것에 비해 조치가 완화된 것은 보툴리눔톡신 균주가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용인의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대웅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임이 확인됐다"는 주장에는 "실제로 대웅제약이 균주를 확보한 시점 전후로 경기도 용인 근처 탄천 지역에서 보툴리즘이 발생한 바 있다"며 부인했다.
대웅제약은 ITC를 향해서도 "명확한 증거에 의한 입증 없이 오로지 엘러간의 미국 시장 독점을 위해 한국 법정이라면 절대 그렇게 판단하지 않았을 편향된 판단을 했다"며 공세를 펼쳤다.
이어 "ITC 소송 과정에서 메디톡스가 했던 허위 주장, 위조 증거들은 연방순회법원 항소나 국내 재판과정에서 분명히 확인될 것"이라며 별도 법적 절차를 통해 결과를 뒤집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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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디톡신 제품 [사진=메디톡스 제공] |
이에 메디톡스 측은 "대웅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장들은 이미 ITC의 불공정조사국과 행정판사, ITC 전체 위원회에 의해 기각된 내용"이라며 "대웅과 에볼루스가 동일 주장들을 반복해 재활용하더라도 연방순회법원이 모두 거부할 것"이라고 맞섰다.
또 “대웅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더라도 방대한 증거들을 통해 유죄로 결정된 혐의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ITC에서 대웅의 유죄를 확정한 증거들이 한국 법원 등에 제출되었기 때문에 국내 민사 소송 및 검찰 수사 속도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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