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차이나맵]이재명 대통령, 인도·베트남 순방…K-조선·원전 ‘글로벌 공급망’ 혈맹 구축

경제일반 / 박성태 기자 / 2026-04-23 16:49:27
인도, 2030년까지 교역 500억 달러 확대…'자국 선대 5%' 한계 극복 위해 한국 설계·건조 기술 도입
베트남, 전력난 해소 위해 '원전 재도입' 선언…12건의 MOU로 韓 원전·철도 인프라 수출 발판
외신 "한국, 신흥국 구조적 리스크 해결사 자처"…지정학적 위기 속 '신남방 공급망' 재편 속도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월 19일부터 24일까지 인도와 베트남을 국빈 방문하며 신흥국 시장의 공급망 안정성과 중장기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한 전략적 행보에 나섰다. 

 

이번 순방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분절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인도와 베트남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포스트 차이나’의 핵심축이지만,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대외 충격에 대한 대응력 제고가 우리에겐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양국의 고질적인 구조적 리스크인 ‘물류’와 ‘에너지’ 문제를 한국의 세계적 기술력으로 해결하는 ‘경제 안보 결합’을 제안하며 신남방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영빈관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 발언 후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인도의 아킬레스건 ‘해상 물류’, K-조선으로 정면 돌파
 

인도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인도는 현재 전체 교역량의 95%, 금액 기준 70%를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자국 선대의 운송 비중은 단 5% 내외에 머물러 있는 ‘해운 불균형’ 상태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고 공급망 교란이 발생할 때마다 인도의 해상 물류는 외부 변수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반복적으로 드러냈다.
 

인도 정부 입장에서 조선업 육성은 더 이상 단순한 제조업 진흥이 아닌, 국가 경제의 혈관을 지키는 경제 안보 역량 확충과 직결되는 중장기 전략 과제인 셈이다.
 

이에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5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하고, 조선 분야를 최우선 협력 과제로 낙점했다.
 

인도 해운항만청(Ministry of Ports, Shipping and Waterways)은 최근 자국 내 조선소 현대화와 선박 건조를 위한 대규모 인센티브 정책을 공식화했으며, 여기에 한국 대형 조선사들의 설계 역량과 스마트 야드 운영 노하우를 접목하기로 했다.
 

한국의 높은 기술력이 인도의 입지와 결합될 경우, 인도는 자국 물류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한국은 거대 신흥국의 조선 시장 주도권을 쥐는 ‘윈-윈(Win-Win)’ 모델이 될 전망이다.

 

 

▲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총리실에서 레 민 흥 총리와 면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베트남의 ‘에너지 가뭄’, K-원전·철도로 물길 튼다
 

글로벌 생산 기지로 급부상한 베트남은 산업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에너지 인프라 부족으로 제조업 생산 차질이라는 실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베트남 정부 추산에 따르면 전력 수요 증가율은 매년 10~12%에 달하며, 이는 GDP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치다.

전력난은 곧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인 만큼, 베트남 정부는 최근 ‘원전 재도입’을 전격 선언하며 2030년 가동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번 순방 기간 한국과 베트남은 원전 건설 관련 MOU 2건을 포함해 총 12건의 전력·인프라 MOU를 체결하며 2030년 교역 규모 1500억 달러 달성 목표를 향한 행보를 공식화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한국형 원전의 독자적인 건설 기술과 사후 관리 능력이 베트남의 만성적인 전력난을 해결할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남북고속철도 등 국가 철도망 확충 사업에도 한국의 철도 인프라 기술이 대거 투입될 것으로 보여, 베트남이 아세안 내 핵심 물류 거점으로 도약하는 데 한국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단순 수주 넘어선 ‘시스템 이식’ 시작
 

국내 산업계는 이번 순방이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의 집행이 수반되는 ‘메가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인도의 방산 및 조선 프로젝트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주요 조선사들이 현지 파트너십을 타진 중이며, 베트남 인프라 시장에는 현대로템과 원전 설계 전문 기업들이 ‘팀 코리아(Team Korea)’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씽크탱크들은 한국이 신흥국의 구조적 약점을 파고들어 시스템 전체를 제공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셀러(Seller)’가 아니라 국가 기간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파트너’로서 신남방 공급망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분석이다.
 

◇ 지정학적 파고를 넘는 ‘기술 혈맹’의 가치
 

이번 순방의 본질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K-표준’을 인도와 베트남의 국가 기간망에 이식하는 데 있다.
 

인도에는 해상 물류의 혈관인 조선 생태계를, 베트남에는 산업의 심장인 원전과 철도 골격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수십 년간 지속될 강력한 경제적 결속력을 확보한 것이다.
 

이제 관건은 체결된 MOU가 얼마나 신속하게 실질적인 경제 지표로 전환되는가 이다. 신흥국 시장의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한국의 기술력이 현지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민관의 정교한 후속 조치 또한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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