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vs 장형진,'알짜배기' 계열사 임총 놓고 법정 대결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최대주주인 고려아연의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요청에 따라 27일 열릴 예정이던 서린상사의 임시 이사회가 끝내 무산됐다. 최윤범 회장의 고려아연은 장형진 고문의 영풍 측과의 완벽한 결별을 원하지만, 영풍 측의 반발에 따라 당분간 '적과의 동침'관계를 이어가야할 처지에 놓였다.
27일,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임시 이사회가 영풍 측 이사들의 불참으로 열리지 않았다고 메가경제에 전했다. 이사회를 열기 위해 과반이 참석해야 했지만, 영풍 측 이사가 모두 불참하고 최창걸 명예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못하며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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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고려아연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탁월한 경영능력을 앞세워 이제 영풍과의 완벽한 이혼을 꿈꾼다. [사진=고려아연] |
현재 고려아연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시총회 소집 허가 신청한 상황이다.
상법상 3월 내로 주총 개최가 필요하지만, 영풍 측 장형진 영풍 고문을 포함한 영풍측 이사 3인방이 불참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것. 고려아연측은 “상법상 3월 내 주총 개최 필요한데, 영풍 측 불참으로 정기 주총은 커녕 임시 이사회조차 개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이번 법적 대응의 배경을 설명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 측이 서린상사 인사 4인을 사내 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최창근 명예회장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추진하는 것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린상사는 그 동안 고려아연 측과 영풍 측 인사 각각 3명씩 6인의 이사회 체제를 유지했다.
지난해 10월 고려아연은 서린상사의 인적분할을 제안했고, 영풍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인적분할 업무를 전담할 목적으로 이승호 고려아연 부회장이 서린상사 사내이사로 추가됐다.
그 결과 서린상사 이사는 총 7명으로 고려아연 측이 4명, 영풍 측이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8일 주주권한으로 서린상사 이사회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상정 안건으로 ‘사내이사 선임안’을 제출했다.
이때 고려아연 측은 4인을 사내이사 명단에 올렸다. 최윤범 회장의 사촌인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을 포함한 4인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최창근 명예회장은 재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친 고려아연 측 인사들이 신규 사내이사로 편입되면, 고려아연 측이 사실상 서린상사의 이사회를 장악하게 된다. 이에 영풍은 고려아연의 움직임을 서린상사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 측이 지분 66.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실적도 좋아 지난해 매출 1조5290억원, 영업이익 175억원을 기록한 알짜배기 계열사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이 이끄는 고려아연은 지난해에만 영업이익 6600억원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장형진 고문의 영풍은 2021년 728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매해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석포제련소마저 중대재해, 환경오염 논란 등에 휩싸이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실적을 견인하는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잃는다면 고려아연과의 경쟁을 지속할 동력마저 잃게 된다”고 귀뜸했다.
실제 고려아연 역시 영풍과의 동행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측은 또한 “고려아연은 6개월 전 영풍 측에 인적 분할을 해서 공동 영업 형태가 아닌 각자 영업을 하자고 제안을 했다”며 “서린상사는 고려아연과 영풍이 동업자라는 개념에서 공동영업을 해온 곳이다. 그러나 이제 경쟁자의 입장으로 변하면서 더 이상 함께할 이유가 없다. 그렇기에 최대한 신사적으로 인적분할을 해서 깨끗한 이별을 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풍 측은 고려아연 측의 주총 강행을 위한 법적 대응에 주총적법성 카드를 들고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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