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캠프 데이비드서 정상회의·오찬·공동기자회견…당일 일정 종료 후 귀국길
대통령실 “역사적 장소에서 한미일 3국 협력 새 장” …한미·한일회담도 조율 중
악시오스 보도, "한미일 정상, 3국관계 규율하는 '캠프데이비드 원칙' 발표할 듯"
로이터 보도 "3국동맹 구축 현실적 어려움 속 3국 안보공조 강화 모색“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7일 출국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3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한미일 정상은 정상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3국 정상 간 협의 결과를 발표한다.
김 차장은 “이번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한일 양자 정상회담도 개최하는 방향으로 현재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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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환담하는 한미일 정상. [히로시마=연합뉴스] |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부친 고(故) 윤기중 교수 빈소에서 16일 이틀째 조문객을 맞이한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중으로 삼일장 절차를 모두 마치고, 당일 오후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국으로 출국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4번째 한미일 정상회의이다.
지난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스페인 마드리드)와 11월 아시안 정상회의(캄보디아 프놈펜)에 이어 올해 5월 G7 정상회의(일본 히로시마) 계기에 열린 데 이어 3개월여 만에 다시 세 정상이 만나게 됐다.
한미일 정상회의로는 역사상 최초 단독 개최이다. 1994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처음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린 이래 지금까지 모두 12차례 회의가 있었으나 모두 다른 국제회의, 국제 다자회의를 계기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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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일정과 개최지인 캠프 데이비드. [그래픽=연합뉴스] |
윤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3국 정상 간 협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18일 캠프 데이비드 일정 대부분이 한미일 정상회의에 할애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일정을 마친 당일 저녁 귀국길에 오른다.
한미일 정상이 만나는 캠프 데이비드는 현대 세계 외교사에서 상징성이 큰 장소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D.C.에서 북북서쪽으로 100㎞정도 떨어진 캠프데이비드는 1943년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이 2차 세계대전 종전을 논의한 곳으로 유명하며, 1978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합의가 극적으로 도출된 곳이기도 하다.
김 차장은 “3국 정상은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만을 위해 캠프 데이비드에 모여 역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캠프 데이비드는 한미일 3국 협력의 새 장을 연 21세기 외교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일 3자 협의체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협력체로서 뚜렷한 독립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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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김 차장은 “3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향후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의 핵심 골격을 만들고 이를 제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3국 정상은 한미일 협력에 대한 공동 비전과 기본 원칙에 대해 논의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이며 다층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또 “역내 공동위협에 대응하고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3국 간 안보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역내 공동 번영과 미래 성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를 위해 3국 정상은 한미일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첨단기술 분야 협력과 함께 공급망, 에너지 불안정 등 경제안보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마지막으로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미일 3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와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3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3국 관계를 규율하는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채택할 것”이라고 14일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이번 정상회의는 수개월에 걸친 미국 외교의 결과”라면서 “미국 관리들은 한국과 일본이 복잡한 과거를 넘어 단합된 미래를 보도록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난다는 상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한일) 두 정상의 화해(rapprochement)로 인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악시오스는 나아가 “더욱 긴밀한 군사 협력과 함께, 3국 정상은 새로운 3국 간 핫라인(three-way hotline)과 위기(crisis) 시 서로 협의할 의무(duty to consult with) 등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3국이 기술과 방위에 관한 일련의 공동 이니셔티브(initiative‧계획 또는 구상)를 발족할 것”이라고 미국 정부 고위관리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상호 방어를 약속하는 공식적인 안보 협정이 도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3국 정상은 지역적 책임(regional responsibilities)에 대한 상호 이해(mutual understanding)에 뜻을 같이하고 위기 시 소통을 위한 3국 간 핫라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 방위 등과 관련한 이같은 3국 이니셔티브는 한미일 3국 안보공조의 현실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미와 미일은 각각 양자 군사동맹 관계를 맺고 있으나 역사적 갈등 요소를 안고 있는 한일 사이에는 여전히 동맹 관계 등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는 한미일 3국의 긴밀한 안보 공조에 한계로 작용해왔다.
▲ 한미일 외교장관 화상회의 모습. [외교부 제공] |
한미일 외교장관은 3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15일 화상 협의를 진행했다.
박진 외교장관은 이날 저녁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화상 협의를 갖고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비롯한 주요 현안에 관해 협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3국 장관은 이번 정상회의가 3국 협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성공적인 회의가 될 수 있도록 3국이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북핵·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미일 간 빈틈 없는 공조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포함한 역내외 주요 정세에 관해서도 협의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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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를 위해 17일(현지시간) 늦은 오후 미국에 도착한 뒤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인 18일(현지시간) 아침 캠프 데이비드로 이동해 늦은 오후까지 모든 외교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후 이날 저녁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따라서 오는 20일(한국시간) 자정을 넘긴 새벽에 한국에 도착할 경우 1박 4일 일정이 된다.
김건희 여사는 이번 미국 방문에 동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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