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1일 0시 송달…재상고 기한 두고 ‘14일 vs 18일’ 해석 분분
확정 땐 최 회장 9440억원 지급…미지급 시 하루 이자만 약 1.3억원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년 넘게 이어온 이혼·재산분할 소송이 최종 결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재산분할금 규모가 944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양측이 재상고에 나설지 여부가 사실상 마지막 변수로 남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노 관장에게 파기환송심 판결문이 지난 1일 오전 0시 송달됐다. 민사소송법상 재상고 기간은 원칙적으로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다. 다만 기간을 언제부터 산정하느냐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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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
판결문을 받은 다음 날부터 기간을 계산하면 재상고 기한은 15일이다. 그러나 15일이 토요일이고 16일이 일요일인 데다 17일이 광복절 대체공휴일이어서 실제 기한은 18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반면 송달 시점이 1일 오전 0시였다는 점에서 초일을 산입해야 한다는 해석도 있다. 민법 제157조는 기간이 오전 0시부터 시작되는 경우 초일을 산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재상고 기한은 14일이 된다.
결국 양측의 재상고 여부가 9년간 이어진 소송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재상고하지 않거나 상고를 포기하면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된다. 이 경우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재산분할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담도 상당하다. 판결 확정 이후 정해진 지급기한까지 돈을 지급하지 않으면 다음 날부터 연 5%의 이자가 붙는다. 944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이자만 약 1억3000만원에 이른다.
반대로 어느 한쪽이라도 재상고하면 사건은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다만 재상고심에서는 법률심이 이뤄지는 만큼 파기환송심의 법률 판단에 문제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심리가 진행될 전망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은 2017년 최 회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1988년 결혼했지만 최 회장이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하면서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후 이혼뿐 아니라 최 회장이 보유한 SK그룹 관련 지분 등을 둘러싼 재산분할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산분할 규모는 재판 단계마다 크게 달라졌다.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에서는 판단이 크게 달라졌다. 2024년 5월 항소심 재판부는 위자료를 20억원으로 높이고 재산분할금도 1조3808억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당시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종현 SK 선대회장에게 유입됐다고 판단하고, 이를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고려했다. SK주식 역시 부부 공동재산으로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이 같은 판단에 법리상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의 비자금이 불법 자금인 만큼 해당 자금의 유입 자체를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재산분할 규모가 다시 조정됐다.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항소심에서 인정했던 일부 기여분을 제외해 재산분할금을 944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소송은 사실상 양측의 재상고 여부만을 남겨둔 상태다. 재상고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9440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산분할금 지급이 확정되면서 9년간 이어진 ‘세기의 이혼’ 법정공방도 막을 내리게 된다.
다만 재상고가 제기될 경우 소송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재계는 물론 법조계에서도 국내 최대 규모의 이혼 재산분할 사건으로 꼽히는 이번 소송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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