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양극화, 초호황업체 탈세 ‘천태만상’...“회삿돈 빼돌려 부동산 사고, 자녀 유학비 쓰고”

공정경제 / 이석호 / 2021-05-25 16:28:17
골프장·수입차·홈쿡식자재·홈트레이닝 업종 초호황
국세청, 코로나19 반사이익 업종 탈세혐의자 67명 선정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산업·업종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국세청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로 반사 이익을 누리는 산업·업종을 분석하고, ‘코로나 승자’ 분야의 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코로나19에도 호황을 겪고 있는 분야를 조사해 탈세혐의자 67명을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이 2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반사적 이익을 누리는 레저·취미·집쿡 산업 등 신종·호황 분야 탈세자 67명 세무조사' 착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야외활동 위주의 취미생활로 호황을 누리는 레저·취미 관련 분야 탈세혐의자 35명이 선정됐다.

조사대상자 중 수입차·자전거 등 모빌리티 분야의 지난해 수입금액이 전년 대비 37.3% 급증했으며, 홈트레이닝·낚시 등 레저·취미용품과 골프 관련 분야도 각각 29.7%, 24.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호황을 누린 비대면·건강 관련 분야 탈세혐의자 32명이 선정됐다.

조사대상자 중 밀키트(meal kit)·포장용기 등 홈쿡산업(home-cook)의 지난해 수입금액은 전년 대비 16.8% 증가했으며, 건강·다이어트 식품 분야, 안과·피부과 등 호황의료 분야에서도 각각 26.0%, 14.2% 늘었다. 

 

▲ 자료=국세청



유명 대중제(퍼블릭) 골프장 A 컨트리클럽은 코로나19 확산에도 고객이 크게 늘어 초호황을 누리면서 그린프 등 사용료를 비정상적으로 인상했다.

특히, 관계사인 건설회사에 매월 골프장 조경관리 명목으로 공사비를 과다 지급하고, 인건비를 허위로 올린 후 회삿돈을 가로챈 것으로 국세청 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한 100여 대의 골프카트를 독점 공급하는 사주 자녀 회사에 시세보다 높은 대여료를 지급하는 수법으로 편법 지원한 혐의가 드러났다.

사주일가는 20대 자녀들에게 이 골프장 주식을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저가 증여하는 방식으로 증여세를 탈루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 자료=국세청



가상자산을 활용한 탈세 사실도 발각됐다. 지역에서 잘 나가는 교정 전문 B 치과는 비보험 현금매출을 신고하지 않고, 수익을 숨기기 위해 수십억 원을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이중 일부 가상자산을 해외에 체류 중인 자녀에게 편법 증여해 유학자금으로 사용하게 했다.

또한 특수관계 법인이 발행한 거짓 세금계산서로 가공 경비를 만드는 수법을 써 탈루한 소득으로 고가 주택이나 리조트 회원권을 사들이는 등 호화 생활을 이어갔다.

외제차 수입 유통업체 C사는 해외 거래처로부터 수입 단가를 조작해 장부상 원가를 높이거나 차량 판매 대금을 임직원 명의 차명계좌로 받아 현금 매출을 탈루시키는 수법으로 탈세 행위를 저질렀다.

또한 사주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가수금을 장부에 허위로 기재하고, 이를 본인과 배우자 통장으로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됐다.

사주일가는 이 같은 행위를 통해 발생한 수입으로 고가 아파트 십여 채를 사고팔아 10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얻었지만 양도소득세 등을 적게 신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 

 

▲ 자료=국세청


헬스기구 판매업체 D사는 최근 홈 트레이닝 유행으로 매출이 급증하자 판매대금을 친인척 계좌로 받는 등 현금매출을 탈루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자금여력이 없는 사주일가로부터 자금을 빌린 것처럼 차입금 수십억 원을 장부에 허위로 기재하고 이를 되갚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가로챘으며, 실제 근무하지 않은 친인척을 직원으로 다수 등재시킨 후 고액의 인건비를 지급한 것처럼 장부를 고쳐 법인소득을 줄여 신고했다.

사주일가는 이 같은 수법으로 빼돌린 자금으로 서울 지역에서 고가의 아파트·상가 등 10여 건의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홈쿡’ 유행으로 특수를 누린 식자재 유통업체 E사는 영업사원 성과급을 허위로 지급하거나 근무하지 않은 친인척 다수를 직원 명부에 올려 장부상 인건비를 가공 기재하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리고, 사주의 개인 빚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주일가는 법인명의 슈퍼카 등 십여 대의 고가 외제차를 사적으로 이용했으며, 실제 사업장이 없는 해외현지 법인을 만들어 투자명목으로 고액을 송금해 유학 중인 사주 자녀의 학비와 생활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유형의 최신 빅데이터 자료를 통해 산업별·업종별 경제동향을 적시성 있게 정밀 분석할 것”이라며 “세무검증 배제 등 세정지원이 필요한 분야와 신종·호황 탈세분야를 정확하게 도출함으로써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과적인 세무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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