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특허 리스크 부상...르노코리아 실적 '시험대'

자동차·항공 / 박제성 기자 / 2026-02-04 16:36:24
배터리팩 특허 분쟁·판매 둔화, 실적 '이중고'
주력 차종 내수 의존 구조 속, 외부 변수 확대

[메가경제=박제성·정호 기자]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선보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그랑 콜레오스'가 배터리팩 특허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업계에서는 해당 이슈가 최근 나타난 판매 둔화 흐름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터리팩은 차량 인증과 설계 구조와 직결되는 핵심 부품으로 알려졌다. 문제 발생 시 차량 구조 변경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배터리팩 특허권 논란은 르노코리아의 실적 구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랑 콜레오스 내수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외부 변수가 더해질 경우, 실적 방어 여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사진=르노코리아>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의 배터리 특허 약 5000건을 위임받은 특허관리전문회사(NPE) '튤립 이노베이션 KFT'는 전극 조립체 구조와 관련한 핵심 배터리 안전 기술의 특허권 침해 여부 조사를 신청했다. 전극 조립체 기술은 전극과 분리막을 일체화해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원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의뢰를 받은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지난달 서면 조사와 기술 설명회, 전문가 감정 절차를 거쳐 '자동차용 배터리팩 특허권 침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수입을 통해 국내에 유통되는 자동차용 배터리팩이다. 외국 기업 A·B가 전극 조립체 구조 관련 핵심 기술을 침해했는지가 쟁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지난달 무역위에서 해당 사안에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배터리는 찾으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이기에 르노 사례가 도마 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특허 침해 의혹을 받는 기업은 중국 배터리 제조사 '신왕다(Sunwoda)'와 완성차 업체 '지리자동차'로 알려졌다. 그랑 콜레오스는 이 기업들의 배터리 셀과 배터리팩 기술이 적용된 국내 유일한 차종으로 전해진다.

 

무역위가 특허 침해를 인정할 경우 해당 배터리팩의 수입과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지난해 독일 뮌헨 지방법원은 신왕다 배터리를 탑재한 르노그룹 계열사 다치아의 전기차 '스프링'에 대해 판매 금지와 회수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역위 판단이 나올 때까지 배터리팩 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생산 계획 수립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불공정 무역행위 여부에 대한 판정은 오는 7월로 예정돼 있다. 특허 침해가 인정될 경우 그랑 콜레오스의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랑 콜레오스는 여전히 내수 판매에서 가장 비중이 큰 차종으로 판매 흐름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 신차 효과가 점차 감소한 영향 볼 수 있다. 그랑 콜레오스의 올해 1월 판매량은 1663대로 전년 동월 대비 18.5% 감소했다. 지난달에도 3479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43.2%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배터리 리스크는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내수 실적 회복 국면에서 불확실성이 더해질 경우, 경영 전략 조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위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배터리팩 조달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 <사진=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

 

현재로서는 라이선스 합의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튤립 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그동안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강조해 온 만큼, 극단적인 제재보다는 합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 배터리 조달 구조 변경이나 로열티 발생은 결국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가격 인상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차량 부품 협력사 정보는 영업 기밀에 해당해 공개가 어렵다"며 "차량 생산과 판매에 차질이 없도록 주요 부품에 대한 품질과 수급을 상시 관리하고 있으며, 유사시 대응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공식 조사에 착수한 만큼 향후 기술 검증과 절차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특허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