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전사적인 역량을 총 결집해 연말까지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포스코는 총 18개 압연공장 중 올해 15개를 복구할 예정으로, 현재 1열연, 1냉연 등 7개 공장이 정상 가동 중이며 연내 기존 포항제철소에서 공급하던 제품을 모두 정상적으로 재공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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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14일 재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2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제철소 가동 이후 처음으로 냉천이 범람하며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 생산 라인의 지하 Culvert(길이 40km, 지하 8~15m)가 완전 침수되고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포스코는 매뉴얼에 맞춰 힌남노 상륙 1주일 전부터 자연 재난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태풍이 역대급 위력이라는 예보에 따라 하역 선박 피항, 시설물 결속, 침수 위험 지역 모래주머니·방수벽 설치, 배수로 정비 등 사전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했다.
이와 함께 공장 침수 시 화재‧폭발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전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포항제철소 54년 역사상 유례없는 특단의 방재 조치를 실시했다.
포스코는 가동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 덕분에 압연지역 완전 침수에도 불구하고 제철소 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나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후 복구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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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2열연공장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
특히 포스코는 제철소의 심장인 고로 3기를 동시에 휴풍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또한 50년의 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쇳물이 굳는 냉입(冷入) 발생을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고로를 4일 만에 재가동할 수 있었다.
또한 설비 가동을 정지한 조치로 각 설비에 설치된 모터‧변압기와 차단기 케이블 등 수만 대 전력기기가 합선·누전으로 인해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다.
각 공장의 설비 구동에 핵심 역할을 하는 모터는 선강‧압연 전 공정에 걸쳐 약 4만 4000대가 설치돼 있으며 31%가 침수 피해를 봤다. 이 중 73%가 복구 완료됐다.
포스코는 당초 해당 침수 설비를 신규로 발주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제작·설치에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해 가능한 한 직접 복구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최대 170톤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작업은 손병락 EIC기술부 명장의 주도하에 50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이 총동원되고 있다.
총 47대 중 33대를 자체적으로 분해·세척·조립해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 모터 복구작업도 공장 재가동 일정에 맞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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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2열연공장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
포스코그룹 경영진은 포항제철소 단독 생산 제품과 시장 수급 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압연공장 복구계획을 수립했다.
수해 직후부터 매일 ‘태풍재해복구TF’와 ‘피해복구 전사 종합대응 상황반’을 운영해 현장 복구, 제품 수급 등과 관련된 이슈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글로벌 철강업계의 협력을 이끌어 포항제철소 핵심 공장인 2열연공장 복구 기간을 대폭 줄였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가 연간 생산하는 1350만 톤의 제품 중 500만 톤이 통과하는 공장이다. 자동차용 고탄소강, 구동모터용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고급강 등 주요 제품들이 꼭 거쳐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공장이다.
냉천 범람으로 피해가 컸던 2열연공장은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모터 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사는 단기간 내 공급이 여의치 않았고 길게는 1년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었다.
이에 최정우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 중이었던 인도 JSW의 사쟌 진달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사쟌 회장이 JSW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기로 결정하면서 2열연공장 복구를 크게 앞당겨 연내 가동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포스코는 국내 고객사 피해 최소화와 시장 안정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제품을 구매하는 473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급 이상 유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수급 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81개 고객사에 대해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PT‧KP·포스코장가항포항불수강(PZSS) 등 해외 사업장을 활용해 타 철강사 협업 공급 등 일대일 맞춤형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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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이 3고로에서 출선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
포스코는 원료·설비·자재 공급사에 대한 지원책도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지난 9월 말부터 404개 사를 대상으로 피해 현황과 애로사항을 전수 조사한 후 37개사의 애로사항 및 유형별 지원 방안을 도출하고 조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시로 제철소 복구 일정과 구매 계획을 공급사와 공유하고 있다.
이어 포스코는 스크랩 등 수입산·국산 복수 계약 품목에 대해서는 국내 공급사 물량을 우선 구매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증산으로 추가 자재 소요 발생 시 포항제철소 공급사에 우선 발주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크랩과 페로몰리는 중국으로 수출을 주선하는 등 신규 판로 개척을 지원 중이다. 특히 납품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테인리스 스크랩 공급사들에 대해서는 스테인리스 2·3제강공장 가동 재개 전임에도 불구하고 선구매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금리가 시중 대비 1~2%포인트 저렴한 ‘철강ESG상생펀드’와 ‘상생협력 특별펀드’ 1707억 원을 재원으로 수해 피해 기업들에게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17개 사에 대해 총 275억의 자금 대출이 완료됐다. 포스코는 거래금액별 한도 조건을 폐지했으며 수해 피해기업이 펀드 신청 시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수해 피해 상황과 복구 과정을 면밀히 기록‧분석하고 기후 이상 현상에 대응한 최고 수준의 재난 대비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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