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만 KT&G 사장, 신통찮은 100일...부동산 '휘청' 주가 '주르륵'

유통·MICE / 주영래 기자 / 2024-06-26 15:01:33
불투명한 실적 '초반 리더십' 흔들
주가 9만3000원대에서 8만6000원대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방경만 KT&G 사장이 오는 7월 5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사장에 오른 뒤로 임직원들과의 ‘소통경영’을 내세우고 해외 현지를 직접 찾는 등 초반 리더십 다지기에 한창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회사 실적은 ‘알짜 부업’인 부동산 사업이 크게 부진한 것과 동시에 본업인 담배 사업마저 반등을 꾀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2분기 실적이 좋지 못하면 ‘순혈주의 인사’란 우려의 시각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방경만 대표 [사진= KT&G]


26일 관련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KT&G는 ‘방경만호’ 출범 이후 해외 시장 활성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방 사장은 최근 몽골과 대만 현지 법인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시설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인도네시아 2·3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생산거점 삼겠다는 의지를 간접 투영했다. 해당 공장은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19만㎡ 규모의 부지에 연간 21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할 수 있다.


여기에 방 사장의 역작으로 일컬어지는 궐련담배 ‘에쎄’ 브랜드의 신제품 출시와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의 전용스틱 신제품 출시가 이뤄졌다. 단기간에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는 것은 방 사장의 공격 행보를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방 사장의 의욕과 무관하게 회사 실적은 불투명한 처지다. KT&G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조2923억 원, 영업이익 236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25.3% 줄어들었다.


특히 회사 실적 증대에 알토란 역할을 하던 부동산은 같은 기간 45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838억원보다 46.1% 떨어졌다. 부동산 매출은 2021년 647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로 2022년 4705억원, 지난해 5051억원을 기록하며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올해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관련 시장의 전반적 침체로 실적 하락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지난해 KT&G는 부동산사업에서 약 11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를 맛봤다.


본업인 담배사업도 저조한 실정이다. 올해 1분기 담배사업 매출은 85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8576억 원보다 소폭 줄었다. 특히 해당 기간 생산량은 9억6400만 갑으로 전년 동기 10억9200만 갑보다 11.7% 줄어들었다. 생산량이 두 자릿수나 줄어든 결과지만, 해외 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매출 방어에 성공했다.


국내 궐련(일반 담배) 시장은 소비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로 올해 첫 400억 개비 이하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내 권련 시장에서 KT&G의 수익성 제고가 갈수록 힘들어진다는 의미로, 향후 해외 시장의 성패 여부가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방 사장이 인도네시아 시장을 살뜰히 챙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KT&G는 담배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전자담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KT&G와 필립모리스가 1위 자리를 두고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KT&G는 최근 전자담배 디바이스(기기) 가격을 최대 반값까지 내린 할인 공세를 펼치며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수익성을 낮추더라도 필립모리스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다.


더욱이 국내 전자담배 시장을 잡더라도 해외 전자담배 시장에서는 확대 여력이 많지 않다. KT&G는 지난 2020년 필립모리스와 3년 계약을 맺고 자사 전자담배 ‘릴’의 해외 유통 판매망을 위임했다. 

 

필립모리스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세계 30여 개 국가에 릴을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판매 성과가 나쁘지 않자 전임 백복인 사장은 지난해 3월 필립모리스와 15년의 장기계약을 맺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G의 필립모리스 전자담배 위탁은 해외 시장 공략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궁여지책으로 나온 해법이지만, 15년 동안 해외 영업망과 마케팅을 모두 필립모리스에 위탁하면서 수익성 증대가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며 “해외 전자담배 시장에서 필립모리스의 세컨 브랜드라는 인식을 주는 브랜드 가치 저하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월 KT&G가 미국 주정부로부터 약 1조5400억원의 장기예치금을 돌려받지 못한 점도 방 사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방 사장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글로벌본부장(전무)을 역임하며 KT&G 해외 시장을 진두지휘했기 때문에 이러한 해외 리스크를 조속히 매듭지어야 할 형편이다.


이러한 전후 배경이 작용하면서 자본 시장에서는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방 사장 취임 전까지 9만3000원대를 형성한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으로 8만5800원으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방 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등 외부 세력은 검증된 전문가의 차기 사장 영입을 요구했다”며 “순혈주의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상황에서 방 사장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임기 초반부터 리더십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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