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의무판매제 확대에 업계 ‘속도 조절’ 요구
[메가경제=정호 기자] 전기차 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 정책을 두고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시장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목표라는 지적과 함께, 수입차와 국산차 간 경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공존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등 저공해차 비중을 올해 28%에서 2030년 5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을 담은 '연간 저공해·무공해자동차 보급 목표 고시'가 발표됐다. 이 정책을 두고 해외 업체에 유리한 역차별 구조라는 비판과 글로벌 전기차 확산 흐름에 부합하는 정책이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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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비중 확대에 대한 정부 정책을 두고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쟁점은 목표 미달 시 부과되는 패널티다. 에너지환경기후부는 저공해차 비중을 2027년 32%, 2028년 36%, 2029년 43%, 2030년 50%로 단계적으로 상향할 방침이다. 제조사가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대당 150만원의 부담금이 부과되며, 2028년부터는 300만원으로 인상된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제조사에는 부담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소비자가 받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현행 제도상 저공해차는 차종별로 인정 비율이 다르다. 전기차는 판매 되는 대로 1대로 인정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10대 판매 시 3~4대만 실적으로 반영된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저공해차 판매 비중을 보면 KG모빌리티(KGM)는 28.2%로 올해 기준치를 간신히 충족했다. 르노코리아는 21.5%, 기아 21.2%, 현대자동차 16.3%를 기록했다. 한국GM은 전기차 생산 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 수준에서 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그대로 적용하면 내연기관차 단종을 앞당길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흐름과 어긋난다"고 말했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는 미국 전기차 판매가 올해 29% 감소한 11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도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전환 정책을 수정했다. 유럽연합 역시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방침을 철회했으며,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33%에서 올해 14%로 둔화될 조짐이다.
이 주장과 반대로 이번 고시안이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목표치 제시에 그칠 것이며, 실제 부담금은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도상 부담금이 명시돼 있지만, 실질적인 부담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적 이월 인정 등 유연성 조항이 포함돼 있고, 정부가 이를 '목표 제시안'으로 설명한 점에서 부담금 유예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며 "제도 설계상 실제 부과 단계에서 조정 여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실적 인정 방식 조정이나 목표 적용 시점의 단계적 운영을 통해 부담금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기차 구매 혜택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익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테슬라는 모델3 스탠다드 RWD를 4199만원, 롱레인지 RWD를 5299만원에 출시했다.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스탠다드 모델은 3000만원대로 낮아진다.
업계는 테슬라가 BYD와 초저가 경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소비자 혜택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BYD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225만6714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테슬라를 앞질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의무 판매량 정책은 국내 전기차 시장의 체질을 강화하고 전동화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며 "경쟁 심화는 가격·기술·품질·서비스 전반의 검증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시장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 감축은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 과제인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해 업계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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