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 명분 내세웠지만…겸직 후 ‘인력 이동’ 불안 확산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방산 업황 호조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화시스템이 해외출장 처우와 인사평가 운영, 계열사 간 인력 이동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시스템 노동조합(노조)은 비용 절감을 명분으로 한 복지 축소와 고과 운영 방식 변화가 사실상 ‘통제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 측은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합리적 운영 조정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 |
| ▲ 한화그룹 본사 전경[사진=한화그룹] |
17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해외출장 제도, 인사평가 체계, 그룹 내 인력 재배치 등을 둘러싸고 사측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출장 복지와 관련된 실질적 체감 변화가 현장 불만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측은 기존 취업규칙상 부장급 이상 장거리 출장자에게 적용되던 비즈니스석 이용 기준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주장한다.
규정은 유지되고 있지만 실제 결재 과정에서 비즈니스석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이코노미석 이용이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성종 노조위원장은 “10시간 이상 장거리 출장의 경우 비즈니스석 이용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이코노미로 결재를 올리지 않으면 승인 자체가 지연되는 등 사실상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며 “형식적 규정은 유지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축소 운영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출장 이후 연차 사용 문제도 갈등의 또 다른 축이다. 노조는 기존에 허용되던 출장 후 개인 연차 사용이 내부 시스템에서 삭제됐다가 다시 복구됐지만 ‘기획부서와 협의’ 조건이 추가되면서 실질적으로 승인받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연차 반려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 차원의 조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유가·환율 상승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임원들도 이코노미석 이용에 동참하는 등 공통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미 등 장거리 출장의 경우 상황에 따라 비즈니스석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출장 후 연차 사용 역시 법적 검토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조정됐던 것”이라며 “해당 기간에도 복귀 항공권 지원 등 기본적인 출장 지원은 유지됐다”고 덧붙였다.
인사 평가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첨예하다. 노조 측은 최하위 등급인 ‘C고과’ 부여 인원이 최근 크게 늘었다고 주장한다. 과거 연간 2~3명 수준이던 C등급 대상자가 손재일 대표 취임 이후 팀별 1명 수준으로 확대되며 100명을 웃도는 규모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C등급 부여 시 연봉의 최대 10%까지 삭감될 수 있다는 점이다. 노조는 “징계 절차 없이 고과만으로 사실상 감봉이 이뤄지는 구조는 문제 소지가 있다”며 “연봉 삭감 규모와 대상자 수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해당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측은 “C등급 대상자가 100명을 넘는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업무 태도나 성과가 극히 저조하거나 회사에 손실을 초래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간 인력 이동 문제도 내부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무인기 사업 관련 인력들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대거 이동한 사례가 반복되면서 추가적인 전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노조 측은 “대표 겸직 체제 이후 계열사 간 인력 이동이 보다 용이해졌고, 향후 특정 조직 인력이 타 계열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손재일 대표는 2024년 10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일부 의사결정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인력 재배치는 경영 전략과 사업 효율성을 고려한 정상적인 운영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방산 사업의 특성상 기술과 인력의 유기적 배치가 필요하며, 이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기업의 성장 국면에서 비용 효율성과 구성원 만족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향후 노사 간 협의 과정에서 출장 제도와 인사평가 기준, 인력 운영 원칙 등에 대한 보다 명확한 기준 정립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