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굳는 속도 읽었다…AI, 폐섬유증 예후 예측

건강·의학 / 김민준 기자 / 2026-08-03 15:58:24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CT 정량분석 도입…고위험군 선별
사망위험 예측…치료 전략 변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특발성 폐섬유증의 진행 정도를 수치로 측정하고 환자 예후까지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의료진의 육안 판독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폐 섬유화 변화를 객관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영상의학과 최주애 교수와 호흡기내과 김호철 교수,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이호연 교수 공동연구팀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로 분석해 폐 섬유화 부위를 정량화하고, 질병 진행과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값을 규명했다.

 

▲최주애·김호철 서울아산병원 교수와 이호연 삼성서울병원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첫 CT 검사와 1년 뒤 추적 CT를 비교했다. 그 결과, 1년 동안 폐 섬유화 점수가 약 4% 이상 증가한 환자는 폐 이식이 필요해지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폐 조직이 점차 굳어 호흡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 진행성 질환이다. 한 번 손상된 폐 조직은 회복이 어렵고 환자마다 진행 속도 차이도 커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주로 노력성 폐활량과 일산화탄소 폐확산능 등 폐기능검사로 질병 진행을 평가해왔다. 다만 폐기능검사는 폐 전체의 기능 변화를 보여줄 뿐, 섬유화가 어느 부위에서 얼마나 진행됐는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CT는 폐 내부 구조를 확인할 수 있지만 판독자에 따라 평가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시간에 따른 미세한 변화를 동일한 기준으로 측정하기도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CT 영상에서 망상 음영과 벌집 모양 음영을 자동으로 구분하고 섬유화 범위를 수치화하는 AI 분석 기술을 적용했다. 동일한 기준으로 반복 측정할 수 있어 1년간 섬유화 범위가 얼마나 늘었는지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분석 대상은 서울아산병원 환자 524명과 삼성서울병원 외부 검증 환자 224명이다. 연구팀은 두 병원 환자의 첫 검사와 1년 뒤 추적 검사 자료를 바탕으로 CT 섬유화 점수와 폐기능 변화, 폐 이식 및 사망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노력성 폐활량이 5% 감소한 환자에서는 폐 섬유화 점수가 평균 2.72% 증가했고, 일산화탄소 폐확산능이 10% 감소한 환자에서는 4.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년 동안 폐 섬유화 점수가 4.05% 이상 늘어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폐 이식 또는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외부 검증 환자군에서는 해당 기준을 넘은 환자의 위험이 약 2.8배 증가했다.

 

기존 예후 예측모델에 첫 검사 당시의 섬유화 점수와 1년 뒤 변화량을 추가하자 예측 정확도도 높아졌다. 연구팀은 AI 기반 CT 정량 지표가 기존 폐기능검사를 보완하는 새로운 영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섬유화 면적을 수치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느 정도 변화가 실제 임상적으로 위험한 수준인지 기준값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치료 강도를 조정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CT 영상에서 나타나는 폐 섬유화 변화를 동일한 기준으로 수치화하고, 환자 예후와 연관된 변화 수준까지 확인했다향후 고위험 환자 조기 선별과 치료 시점 결정, 임상시험 치료 효과 평가를 보완하는 영상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호흡기·중환자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호흡기·중환자의학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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