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부작용 속출·오남용 증가…보건복지부 "오처방 집계도 안 해"

제약·바이오 / 주영래 기자 / 2025-06-25 16:56:26
무분별한 위고비 처방 증가…철저한 관리·감독 요구 커져
부작용도 심각…"부작용 143건 보고, 시신경 손상·췌장염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국내에서 비만치료제로 허가된 ‘위고비(Wegovy)’의 오남용과 부작용 사례가 증가하는데도 보건복지부가 오처방에 대한 기본적인 집계조차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주권은 미용 목적의 위고비 무분별 처방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소극적 대응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위고비 부작용 사례가 꾸준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

위고비는 GLP-1(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1) 계열의 주사제형 비만치료제로, 2023년 4월 국내 품목 허가를 받은 후 2024년 10월 정식 출시됐다. 하지만 체중 감량 효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당초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수요까지 몰리며 품귀 현상을 빚었다.

정부는 2024년 12월, 비대면 진료를 통한 위고비 처방을 금지하며 오남용 차단에 나섰지만, 대면 진료 과정에서도 적응증을 벗어난 무분별한 처방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허가 기준에 따르면 위고비는 ▲BMI 30 이상 고도비만 환자 ▲또는 당뇨·고혈압 등 동반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 성인에게만 처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I나 동반질환 여부와 무관하게 위고비를 요구하거나 처방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부작용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위고비 관련 이상 사례는 총 143건 보고됐다. 구역, 구토, 설사, 두통 외에도 모발손실, 시력 저하, 급성췌장염 등 심각한 부작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보고 건수는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2024년 4분기에는 49건이었지만, 2025년 1분기에는 94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만큼 인체에 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처방과 사용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위고비는 고도비만 환자 치료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온라인 등에서의 개인 간 판매·구매는 불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대한비만학회 역시 “위고비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철저한 진단 하에 처방돼야 하며, 삭센다 사례처럼 치과나 한의원에서의 불법 처방·유통 사례가 재현돼선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소비자주권은 “위고비의 오남용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관련 오처방 실태에 대한 정기적인 집계나 조사를 전혀 시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대면 처방 금지 조치만으로는 미용 목적 수요와 불법 유통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SNS나 방송 등을 통해 위고비 사용을 언급한 유명인의 영향으로, 대중의 오남용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주권은 “보건복지부는 위고비에 대한 오남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정기적인 처방 집계와 실태조사, 의료기관 단속 등을 포함한 철저한 관리·감독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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