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플레이션 의혹…사측 "오리지널 글로벌 레시피"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KFC가 대표 메뉴 '징거버거'의 재료에서 토마토를 없애 기존 소비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가절감을 위해 재료를 줄이고 가격은 유지하는 '슈링크플레이션' 꼼수 의혹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KFC 측은 글로벌 레시피에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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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시피 변경 전 토마토가 들어가전 징거버거(왼쪽)와 변경 후 토마토가 빠진 현재의 징거버거 [사진=KFC] |
KF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징거버거의 레시피에서 슬그머니 토마토를 빼기 시작하더니 연말부터 토마토 없는 징거버거로 공식화됐다.
12일 현재 KFC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징거버거 사진 역시 토마토가 없는 제품으로 완전히 교체된 상태다. 다만 단품 가격은 기존과 같은 5500원이다.
징거버거 레시피 변화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지난해 11월부터 서서히 눈에 띄기 시작했다.
당시 주요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징거버거 토마토가 유일한 장점인데 빠졌다고?', '징거버거 핵심이 토마토인데' 등의 제목으로 레시피 변화를 우려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왔다.
이러한 징거버거의 변화에 대해 업계에서는 주요 채소 재료를 빼고도 같은 가격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슈링크플레이션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지난해 한국 KFC의 모기업이 KG그룹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로 바뀌면서 징거버거의 원가절감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주인이 바뀐 KFC는 신호상 전 이마트24 상무를 대표로 영입했다. 신 대표는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내 후배가 여기 사장"이라고 KFC에 대해 언급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더해 일각에서는 최근 꾸준히 오르는 토마토 값이 KFC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에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토마토 가격은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 이상인 56.3%가 상승했다.
아울러 지난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를 통해 이달 토마토 도매가격이 5kg 기준 2만 3000원으로 1년 전보다 43.9%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일조시간 감소로 착색 및 국기가 지연돼 주산지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농경연의 분석이다.
토마토가 빠진 징거버거에 대해 KFC는 글로벌 기준을 적용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KFC 관계자는 "해외 오리지널 징거버거 레시피에는 한국과 달리 원래 토마토가 들어가지 않았고 본연의 맛을 위해 이를 적용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다시 레시피를 수정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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