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명 가입자 이탈·유심 교체 등 비용 반영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해킹 사고 여파로 SK텔레콤이 이달 초 발표할 2분기 실적에서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직후 시행된 통신비 감면과 유심 재발급 비용 면제 등 고객 지원책으로 인해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 |
▲SK텔레콤 CI. |
◆ 해킹 여파 영업익 3645억원 전망…일회성 비용만 1850억원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6일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고 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은 SK텔레콤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4792억원, 영업이익 364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2% 줄어든 수치다. 순이익 역시 2129억원으로, 전년 동기(3502억원) 대비 39.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 유출 당시 약 80만 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유심 무료 교체와 보상, 통신비 감면 등 고객 지원책이 잇따르며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일회성 비용은 약 1850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SK텔레콤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500억원 수준이다. 전년과 유사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한 셈이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8월 요금 할인, 연말까지 데이터 무료 제공, 위약금, 유심 교체 비용, 과징금, 마케팅 비용 등이 연말까지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유심 해킹 사고로 인한 연간 영업이익 감소분이 약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일회성 비용 탓에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제외한 실질 수익 창출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보안 사고로 인한 단기 실적 부진보다 장기 배당 가치와 펀더멘털 회복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5000억원 고객 보상 및 7000억원 보안 투자
SK텔레콤은 사고 이후 고객 보호를 위해 제공하는 ‘고객 안심 패키지’에만 5000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패키지 대상은 SK텔레콤 이용자는 물론, 자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까지 포함한 약 240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별도 신청 없이 8월부터 연말까지 통신 요금 할인, 멤버십 혜택 확대,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보안 시스템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정보 보호 역량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술적 대비를 통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침해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해킹 사고 대응과 고객 보상 비용 증가로 인해 올해 초 강조했던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는 축소될 전망이다. 위약금 면제와 실적 악화로 인해 자금 여력이 제한되면서 AI 등 신사업 투자에 속도가 붙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달 14일까지 진행한 위약금 면제도 매우 큰 손실이다. 앞서 유 대표는 지난 8일 SK텔레콤 해킹 관련 청문회에서 위약금이 면제될 경우 3년 치 매출을 같이 고려하면 7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위약금을 면제했을 때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고객, 주주, 회사 모두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심 해킹 사고 이후 고객 보호를 최우선으로 다양한 보안 강화 조치를 시행 중이며, 장기적으로 신뢰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