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독립기관과 협력…"짝퉁 의심 시 100% 환불"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국내 e쇼핑 시장의 태풍으로 부상하는 알리익스프레스가 가품(짝퉁) 유통 문제 해결방안과 관련해 한국 시장에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추측이 무성했던 국내 물류센터 가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 중이라고 확인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플랫폼 혼자 단독으로 노력해서 가품을 근절하는 건 쉽지 않기에 한국 이해당사자들과 협력하고 현지 지식재산권 보호에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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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알리익스프레스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지적재산권 보호 방안을 발표 중인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 [사진=메가경제 김형규 기자] |
이날 기자간담회장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를 둘러싼 논란과 여론의 관심도를 증명하듯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급기야 일부 기자들은 바닥에 앉거나 창문틀에 기대 앉아 이 회사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와 비교해 국내 소비자가 두 배 가량 상승하며 과거부터 지적받아온 가품 논란 등이 더욱 공론화됐다. 급기야 장 대표는 해당 이슈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불려가기도 했다.
이날 알리익스프레스는 5개의 방안으로 구성된 지식재산권 강화 프로그램 '프로젝트 클린'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선제적 예방조치 ▲판매자·소비자 신고 시스템 ▲품질 보증 시스템 ▲법률지원 시스템 ▲한국 이해당사자들과의 협력 거버넌스 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가품을 판별하는 AI 알고리즘 등을 도입하고 발각 시 해당 판매자에게 영업 중단 조치를 할 방침이다. 또한 구매 상품의 가품 여부가 의심되는 경우 구매자는 90일 이내 증빙 서류 없이 100% 환불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외부의 제삼자 독립기관과 협력해 가품을 선별하는 '미스터리 쇼퍼'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무작위 검사 시스템 도입과 함께 한국 브랜드 보호 전담팀도 구성할 방침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브랜드, 특히 중소업체와의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두 달간 지식재산권 침해 위반이 의심되는 상품 97만 7151개를 삭제 조치했고, 7550개의 한국 브랜드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왔다.
아울러 지난 수년간 많은 한국 브랜드·중소업체들이 해외로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현재 약 7600개의 한국 브랜드가 알리바바그룹 산하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약 1억명의 중국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또 1400여 한국 중소업체들이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해외 바이어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알리익스프레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알리익스프레스와 자사 플랫폼 '라자다'를 통해 한국 중소업체들의 제품을 일본·동남아시아·유럽·미주 등 더 많은 시장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기자간담회 현장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이 같은 방안들이 가품 판매를 근절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일부 지적도 나왔다.
플랫폼 내 특정 브랜드명 관련한 키워드는 관리가 되고 있으나 '럭셔리 브랜드' 등의 관련 키워드 검색으로는 여전히 가품이 검색된다는 문제가 거론됐다. 또한 AI를 통한 가품 선별의 한계점, 현지섬 국내 중소기업 진출의 비활성화 등 아쉬운 점을 꼬집는 목소리도 연이었다.
장 대표는 "한국 소비자의 많은 사랑을 받는 요즘 당사는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지식재산권 침해 상품 관리는 매우 복잡한 과정으로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를 최적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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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알리익스프레스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의 답변을 준비 중인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오른쪽 두 번째) [사진=메가경제 김형규 기자] |
이날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한국 현지 물류센터 개설에 대해 실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당사 플랫폼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고객 만족도 향상"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내년 중 한국 물류센터 가동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물류센터 진출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배송 안정성 등 한국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검토 단계로 파악된다.
반면 장 대표는 국내 물류센터를 직접 가동하게 되더라도 배송 서비스와 관련해 국내 물류 공룡인 CJ대한통운과의 관계는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알리익스프레스는 플랫폼 기업이다. 한국에서는 독자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현지 물류사들과의 협력할 방침"이라며 "CJ대한통운과 심화된 협력관계를 게속 이어나가길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이날 한국이 "알리바바그룹이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는 곳 중 하나"라며 지식재산권 보호 방안을 내놓고 물류센터 가동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히는 등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 대책을 발표하는 당일까지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애플 등 유명 브랜드 가품 논란이 불거진 만큼 이 회사가 '짝퉁 천국'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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