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사업성 검토로 입찰 참여 결정
[메가경제=장준형 기자] 한 차례 유찰 진통과 내홍을 겪은 노량진 1구역 조합이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시작했다. 낮은 공사비 등으로 유찰되어 증액된 공사비를 기대했지만 1차 때와 같은 공사비를 제시해 시공사들 간 사업성 검토에 주판알만 튕기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노량진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조합사무실에서 2차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GS건설, 금호건설,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효성중공업 등 6개사가 참여했다. 시공사 선정 입찰은 내년 2월 15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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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1 재정비촉진구역. [사진=연합뉴스] |
노량진 1구역은 노량진동 278-2번지 일대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 바로 앞에 위치한 곳으로 재개발을 통해 3000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로 조성되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노량진 1구역은 '재개발 최대어'로 사업비만 1조 원이 넘는 곳이다. 최근 시들해진 재건축·재개발의 대표겪인 곳이기도 하다. 알짜 사업지로 치열한 수주전이 불붙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낮은 사업비 등으로 1차 수주전에선 유찰되는 썰렁한 모습을 보여줬다.
당초 조합측은 최초 시공자 선정 계획 수립 당시 3.3㎡당 695만원을 제시했다가, 공사비 인상분을 반영해 3.3㎡(1평)당 730만원으로 조정했다.
지난 9월 1차 현장설명회에 GS건설, 삼성물산 등 7 곳이 참여했고 업계에선 GS건설과 삼성물산의 대결구도를 예상했지만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그런데 조합측은 1차 유찰에도 무릅쓰고 730만원을 다시 제안했다.
이에 시공사들은 동일한 공사비 제시에 사업성 검토를 두고 고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오히려 대단지라는 점이 입찰이 더 꺼려진다는 분위기다. 원자재 상승, 고금리, 부동산 침체 등 악재가 산재해 있어 예측분석이 힘들어 대단지 일수록 위험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예전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리스크는 커도 수익성이 높아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현재는 조합의 낮은 공사비 책정에 수익성도 떨어지고, 예측 불가능한 시장은 다시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건설사들을 더욱 움츠리게 만들었다. 최근엔 건설사들이 수익성은 낮아도 안전한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최근 조합과 시공사 간 다툼과 갈등이 계속 불거지며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계속해서 불거지는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 갈등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강남 재건축 핵심 사업지인 잠실진주아파트도 시공사 측이 기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해 조합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은 "1차 때보단 높게 금액이 책정될 줄 알았는데 약간 당황스럽다.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상황이다"면서 "이 구역이 입지적으로는 기대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문제는 공사비여서 다시 꼼꼼한 사업성 검토로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노량진 1구역 조합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에)많은 건설사들이 다시 참여해줘서 고무적이다. 이번 입찰에는 조합관계자들 모두 희망적으로 본다"면서 다시 유찰될 가능성 대해선 "아직 거기까진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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