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계 "점주단체 대표성 확보해야"…등록 비율 30~40% 수준 제안
협의 범위·제3자 참여·반복 요청 우려…업계 "경영 불확실성 최소화해야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가맹점 사업자단체 등록 요건의 하한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소규모 가맹본부의 경우 현행 예고안대로 등록 요건을 적용하면 점주단체 구성과 운영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업계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위치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가맹본부 측과 간담회를 열고 "소규모 가맹본부 소속 점주에 대해 등록 요건이 가중된다는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하한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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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점 사업자단체 등록 요건의 하한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사진=연합뉴스] |
공정위는 오는 12월 31일 시행 예정인 개정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점 사업자단체 등록제와 등록 단체에 대한 가맹본부의 성실한 협의 의무를 도입하기 위해 관련 시행령 개정안과 고시 제정안을 입법·행정예고한 상태다.
예고안에서는 전체 가맹점 사업자의 10% 이상이면서 최소 30명이 가입하거나 가입자가 1000명 이상인 경우 점주단체 등록이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가입 비율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단체의 대표성이 떨어지고, 복수 단체가 난립하면서 가맹본부의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은 등록 요건과 협의 범위, 외부 제3자의 참여, 반복적인 협의 요청 등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나 회장은 우선 점주단체가 실질적인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등록 요건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맹점사업자가 1000명인 브랜드에서 100명이 모인 단체는 광고비를 늘려 달라고 하고, 다른 100명의 단체는 줄여 달라고 할 수 있다"며 "상권과 매출 구조가 다르면 점주들의 생각도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 비율로는 나머지 점주들에게 인정받기 어렵다"며 "40%, 적어도 당초 정부 초안의 30% 수준으로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성이 충분히 확보돼야 협의 결과를 전체 가맹점에 적용할 수 있는 명분과 동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10% 수준의 단체와 협의할 경우 여러 단체가 각기 다른 요구를 내놓으면서 실질적인 협의보다는 반복적인 협의 절차에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나 회장은 "10%를 유지하려면 대표성 있는 비율의 동의를 받게 하거나 협의창구를 정리하는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며 "최소한 지난 간담회에서 위원장님께서 말씀하신 일정 비율의 동의를 받아오는 장치라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의 대상과 제외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나 회장은 가맹계약서에 가맹금과 영업지역, 필수품목 및 공급가격 산정 방식 등 브랜드 운영의 핵심 내용이 담겨 있는 만큼 협의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질 경우 본부의 경영 판단과 점주단체의 요구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폭넓게 협의 대상으로 정하면서 제외 사유는 모호하게 두면 양측의 판단이 갈릴 수밖에 없다"며 "본부가 책임지고 결정해야 할 고유한 경영사항은 구체적으로 열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식품안전과 같이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가맹본부가 우선 조치를 시행하고 이후 설명이나 협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부 제3자의 직접적인 협의 참여 확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나 회장은 협의 과정에서 공급단가와 거래처, 신제품, 광고전략 등 민감한 경영정보가 공유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외부 참여자의 범위와 책임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정보 유출과 협의 과정 왜곡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맹사업법 문헌상 협의 요청의 주체는 가맹점주"라며 "본부와 점주가 직접 대화한다는 원칙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불가피하게 대리인을 허용할 경우에도 변호사법에 따라 대리권과 의무, 위반 시 제재 규정이 적용되는 변호사 등으로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복적인 협의 요청에 따른 가맹본부의 경영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현재 예고안은 광고·판촉 동의 사안 또는 동일 주제의 경우 협의 종료 후 180일이 지나면, 다른 주제는 60일이 지나면 다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 회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성상 가맹본부가 통상 연 단위로 정책과 계약을 운영하는 만큼 짧은 기간 내 동일한 정책에 대한 재협의가 가능해지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가가 급변하고 사건·사고가 터져도 연 단위의 계약과 운영계획을 통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본사의 책무"라며 "예고안대로라면 협의를 마쳐 적용 중인 정책을 중간에 다시 논의해야 하고, 이는 경영의 불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 제휴 프로모션이나 원재료 구매계약 등을 사례로 들며 반복적인 협의 가능성이 거래 상대방과의 장기계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점주단체가 서로 다른 안건을 차례로 요청할 경우 가맹본부가 사실상 상시 협의 조직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동일 사안은 1년, 다른 사안은 90일로 재협의 제한기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 회장은 "여러 단체가 서로 다른 안건을 차례로 요청하면 사실상 상시 조직이 필요하고, 본부는 신규 인력을 채용하거나 기존 인력을 빼와 업무를 맡겨야 한다"며 "그만큼 경영 여력도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맹본부와 가맹점은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점주의 정당한 의견을 존중하고 불이익 없이 말할 기회를 보장하는 한편, 본부도 브랜드를 발전시키고 가맹점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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