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늘어도...면세점은 울고, 식당가는 웃고

유통·MICE / 심영범 기자 / 2025-07-28 15:15:59
임대료 인하 두고신라·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팽팽한 줄다리기
다음 조정기일 8월 14일 잡혀...공항 측 출석 여부 불투명
면세점 업계 "여객 수 늘었어도 객당 매출 회복 안돼"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인천공항 내 면세점은 울고 식당가는 웃고 있다. 이에 따라 면세점은 공항 측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의 적정 임대료 수준을 놓고 법원이 회계법인을 통해 재산정에 나섰다.

 

▲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인천공항 내 면세점은 울고 식당가는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은 당사자들의 주장과 제출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현 시점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임대료 수준을 산정하는 것이 조정절차의 핵심이라 판단하고, 감정을 지시하였다. 해당 감정결과는 향후 조정과정에 있어 핵심 근거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5월 8일, 신세계면세점은 4월 29일에 각각 인천지방법원에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1·2 여객터미널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대료를 40% 내려달라는 내용의 조정신청을 한 바 있다.

 

앞서 지난 6월 30일 1차 조정에 이어 오는 8월 14일 2차 조정이 예정돼 있다. 당초 조정기일은 6월이었으나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늦춰졌다.

 

인천공항공사는 1차 조정기일에 참석하지 않으며 조정이 결렬됐다. 공사 측은 법원에 의견서 제출을 통해 입찰 공정성 훼손 우려, 타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 등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가 오는 2차 조정기일에도 불참시 조정은 결렬된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24일 "법원이 조정절차를 통해 당사자 간 적정한 임대료 수준에 대한 합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며 "이를 위해 법원이 지난 14일 삼일회계법인에 면세점 재입찰 시 형성될 임대료 수준에 대한 감정촉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정이 결렬되면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하고 재입찰이 이뤄질 것이고 인천공항공사는 새 임대료 수준이 대폭 낮아져 더 큰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우리는 적정한 임대료 조정이 공사에도 이익이 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차료는 2023년 바뀐 산출 방식이 변경됐다. 변경된 방식은 입찰자가 예상하는 여객 1인당 수수료에 공항 이용객 수를 곱해 산정한다.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2023년 면세 특허권 입찰 당시 여객 1인당 수수료로 약 1만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인천공항을 이용해 출국한 여객 수는 3531만명으로 월평균 300만명 수준이다. 이에 따라 면세점은 매달 300억원가량을 임차료로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 면세점들의 실적회복은 요원하다. 공항 면세점들의 경우 여객수가 늘어날수록 임대료가 증가하는 구조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5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72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14.7% 늘어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 수준도 넘어섰다.

 

그러나 면세점 업계는 웃지 못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면세점 매출액은 1조525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16.1%, 전월 대비 11.2% 줄었다. 지난 2월 1조원을 넘긴 이후 3월 1조845억원, 4월 1조1848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던 매출은 5월 들어 소폭 하락했다.

 

외국인 방문객들의 면세 소비가 이전과 같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5월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95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9%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면세점 매출은 21% 감소한 7741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의 전체 여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초과했으나 여객 구성의 변화,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객당 매출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면세점 사업자들은 매출 대비 임대료 부담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컨세션 사업은 여객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컨세션이란 공항·병원·휴게소 등 다중 이용 시설 내 식음료 공간을 식품전문업체가 위탁 운영하는 방식의 사업을 말한다. 

 

아워홈은 올해 상반기 외식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이 중 공항 컨세션 매출은 14% 늘었다. 공항 컨세션은 아워홈 외식사업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아워홈은 외식사업의 핵심축인 컨세션 부문 강화를 위해 공항, 대형병원, 쇼핑몰 등 주요 거점에 전략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K푸드 중심의 외식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다. 

 

아워홈은 2023년 말 인천공항공사로부터 FB3 구역 운영사업권을 확보하고 신규 매장 오픈과 리뉴얼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테이스티 아워홈 그라운드 ▲한식소담길 ▲손수헌 ▲푸드엠파이어 등 다양한 컨세션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현재 아워홈은 인천공항 제1·2터미널(T1·T2) 내에서 30여 개 식음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규 수주한 FB3 구역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10% 증가했다.

 

CJ프레시웨이는 올 1월부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320석 규모의 푸드코트 ‘고메브릿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하반기에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푸드코트 3곳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구 등 구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면세점 업계가 힘든 현실"이라며 "반면 컨세션 사업분야는 관광객 수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며 상대적으로 가격 저항도 적은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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