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미공개 정보 이용 아냐, 임상 결과 누구도 예측 불가" 억울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검찰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신풍제약과 관련 증권사들에 대한 강제 수사를 돌입하자 신풍제약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풍제약 주가는 31일 오전 7250원을 기록하며, 52주(1년)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투자 심리가 가라앉은 탓이다. 연중 최고가 1만9750원 대비 63.29% 이상 주저앉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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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장원준 신풍제약 전 대표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한 것으로 보고 칼 끝을 겨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앞서 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과 관련 증권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장원준 신풍제약 전 대표(창업주 2세)가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칼끝을 겨눴다. 장 전 대표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실패를 미리 알고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했다고 판단해서다.
신풍제약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이던 2020년 자사의 말라리아 치료제가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져 21만 4000원대까지 주가가 폭등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가 코로나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자, 신풍제약의 주가는 그해 9월 21만4000원대까지 치솟았다. 다만 이듬해 4월 장 전 대표는 가족이 소유하던 주식 200만 주를 지주사인 송암사를 통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팔았다. 이후 신풍제약의 치료제가 임상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장 전 대표가 신약 개발 임상 결과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것을 미리 알고 주식을 팔았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장 전 대표는 이렇게 주식을 처분해 약 369억 원의 손실을 회피하고, 1562억 원 상당의 매매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제약사 내부 정보가 외부로 어떻게 전달됐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주식 매각 과정에서 증권사의 개입 여부도 들여다볼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블록딜 매각 주관사인 메리츠증권과 매수 주관사인 삼성증권 본사를 동시에 압수수색 했다.
이에 대해 유제만 신풍제약 대표는 성명문을 통해 "임상 2상의 결과는 2021년 공시됐고 내·외부 검사 정확도 평가가 풀려 내부 자료로 예측이 가능한 시점도 2021년 5월"이라며 "실질적인 주식매매 시점인 2021년 4월에는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시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 대표는 "회사에서는 임상 2상의 결과가 3상 진행에 충분한 것으로 판단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할 정도로 임상 결과에 확신이 있었던 시기"라며 "1600억여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투입하면서 신약 개발연구에 매진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 전 대표는 2008년 4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원재료 납품가를 부풀리거나 거래한 것처럼 꾸며서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 총 91억 원을 조성해 신풍제약 주식 취득과 생활비 등에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후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됐다.
당시 재판부는 "장 전 대표는 횡령 과정에서 신풍제약의 자금으로 배임 행위를 저질러 기업 경영과 거래 청렴성을 크게 훼손했다"며 "신풍제약의 기업 신뢰도 하락 결과 또한 쉽게 회복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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