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폴더블' 사업 모두 내년도 성장세 지속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삼성전자가 1년여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며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한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사업이 6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했고, 플래그십·폴더블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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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15.3%, 영업이익은 158.5%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도 각각 8.7%, 31.8%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긴 것은 2022년 2분기(14조1000억원)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의 17조5700억원이다.
◆ 반도체 회복세 여파, 삼성전자 실적 견인
삼성전자는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이번 실적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반도체(DS) 부문을 꼽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D램·낸드 플래시를 포함한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194억달러(약 27조6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SK하이닉스(175억달러)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가 범용 D램과 낸드 수요 강세로 점유율을 회복했다”며 “HBM3E(5세대)와 HBM4(6세대)로 대표되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의 성장세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실적 개선을 ‘예견된 반등’으로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을 84조1000억원, 영업이익을 10조7000억원으로 추정하며, “디램 출하량 증가(+10%)와 HBM3E 12단 출하 효과로 평균판매단가(ASP)가 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디램 부문 영업이익은 5조9000억원 수준, 낸드플래시는 제품 믹스 개선 효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중심의 실적 회복세가 뚜렷하며, 7나노 이하 선단공정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파운드리 부문도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갤럭시·폴더블폰 판매 호조로 모바일도 뒷받침
반도체 외에도 모바일경험(MX) 부문이 실적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25 시리즈, 갤럭시S25 엣지, Z폴드7·플립7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특히 갤럭시 S25 시리즈는 출시 후 100만·200만대 판매 돌파 시점을 전작 대비 1~2주 단축했으며, 300만대 돌파도 두 달 이상 빨라 역대 S시리즈 5G 스마트폰 중 최단 기록을 세웠다.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 Z폴드7은 국내외에서 모두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사전 판매 일주일 만에 역대 폴더블폰 최고치인 104만대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증권가는 3분기 MX·네트워크 부문 매출이 약 32조원, 영업이익은 3조20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아울러, 장기 성장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단가 상승세와 AI 서버 수요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 확보와 미국 파운드리 가동률 회복이 맞물리면 실적 체력이 한 단계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시장 회복세와 AI 연계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 주요 고객사의 주문 조정 등이 단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를 되찾은 것이 실적 반등의 핵심”이라며 “HBM4와 폴더블 신제품이 내년에도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 양대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HBM3E·HBM4 대량 생산, 2나노 파운드리 양산, AI폰 전략 확대를 통해 'AI 시대 반도체 초격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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