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시민발의안 129만 명 서명 확보…게임 보존 논의 본격화
넥슨·크래프톤 등 국내 게임사도 영향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온라인 게임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이용자의 게임 이용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법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게임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관련 제도가 현실화될 경우 패키지 게임을 판매하는 국내 게임사들의 서비스 운영 정책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최근 게임 서비스 종료 시 이용자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 보호법(Protect Our Games Act·AB 1921)'을 주 하원에서 통과시키면서 다양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국내 주요 게임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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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보호법 관련 이미지 [사진=챗GPT] |
해당 법안은 이용자가 비용을 지불해 구매한 게임이 서비스 종료와 동시에 완전히 이용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게임사가 유료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종료할 경우 최소 60일 전에 이용자에게 관련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 또한 오프라인 플레이 기능 제공, 이용자 커뮤니티 서버 운영 허용, 환불 절차 마련 등 대체 수단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적용 대상은 운영사 서버 접속이 필수적인 이른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다. 패키지를 구매했더라도 개발사 서버 연결 없이는 플레이가 불가능한 온라인 전용 게임이나 상시 인터넷 접속이 필요한 게임이 포함된다. 유료 다운로드 콘텐츠(DLC)와 추가 콘텐츠 역시 보호 범위에 들어간다.
반면 무료 게임(F2P)과 구독형 게임 서비스, 오프라인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안이 프랑스 게임사 유비소프트의 온라인 레이싱 게임 The Crew 서비스 종료 이후 불거진 소비자 반발을 제도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게임 보존 운동 단체들이 추진한 'Stop Destroying Videogames' 시민발의안은 129만 건 이상의 유효 서명을 확보하며 공식 심사 절차에 돌입했다.
해당 발의안은 게임 퍼블리셔가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이용자가 구매한 게임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기술적·제도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오는 7월 말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소비자 단체들은 디지털 콘텐츠 구매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평가한다. 게임을 구매한 소비자가 서비스 종료만으로 상품 이용 권리를 상실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게임업계는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게임 운영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비용과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서버 보안과 지식재산권(IP) 보호, 불법 복제 방지 등의 문제가 새롭게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게임업계 단체인 ESA 역시 혁신 저해와 운영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콘텐츠는 물리적으로 마모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영구 이용에 대한 기대가 존재한다”며 “다만 게임사 입장에서는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서버 운영과 보안, IP 보호 등의 부담이 남는 만큼 관련 논의가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도 관련 논의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미국과 유럽 모두 아직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단계지만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권리 강화 기조가 글로벌 규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 크래프폰, NC소프트, 펄어비스 등 라이브 서비스 게임 비중이 높은 국내 게임사들은 향후 규제 변화에 따라 서비스 종료 정책과 게임 설계 방식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미국과 유럽의 입법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단계"라며 "실제 법제화 여부와 적용 범위에 따라 업계 대응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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