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활동 변화 AI 학습…뇌혈관질환 조기 대응 '디지털 바이오마커' 제시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집이 곧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연구팀이 비접촉 IoT 센서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일상생활 속 행동 변화만으로 뇌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고령자의 건강 이상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차세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조경희 신경과 교수와 임리사 한국과학기술원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정조운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집 안에 설치된 비접촉 IoT 센서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뇌혈관질환의 전조 단계와 진단 임박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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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희 신경과 교수. [사진=고려대 안암병원] |
뇌혈관질환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인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이상상태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주요한 사망원인 중 하나이며, 국내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다. 또한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그 후유증에 의한 장애상태로 질환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커다란 부담을 주는 질환이다.
이번 연구는 국내 65세 이상 독거노인 1224명의 스마트홈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14일 단위 관찰 자료 1만3362개를 분석했으며, 대상자는 뇌혈관질환 진단이력이 없는 대조군 598명, 이미 뇌혈관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598명, 처음에는 진단 이력이 없었지만 이후 뇌경색 또는 뇌출혈로 병원 이송된 전조군 28명으로 나눴다.
연구팀은 움직임 센서, 출입문 센서, 실내 온습도 센서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신체활동, 수면 패턴, 실내 환경 정보를 분석했다. 특히 AI가 집 안에서의 활동량 변화, 잠들기 전 움직임, 밤 시간대 활동, 비활동 시간, 수면 분절 등을 종합적으로 학습하도록 했다.
여기서 비접촉 센서는 몸에 기기를 붙이지 않아도 움직임이나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장치이며, 전조군은 아직 진단을 받기 전이지만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단계의 사람을 뜻한다.
분석 결과, AI 모델은 뇌혈관질환 전조군을 구분하는 과제에서 정밀도와 재현율을 종합한 평가 지표인 AUPRC 0.85를 기록했다. 이미 진단받은 환자와 뇌혈관질환 진단이력이 없는 대조군을 구분하는 과제에서는 판별 성능 지표인 AUROC 0.91을 보였다.
또한 전조군 안에서 진단이 가까워진 위험 상태를 예측하는 과제에서는 민감도 95.12%, 특이도 96.97%, 정확도 96.53%를 나타냈다.
AI가 중요하게 본 행동 지표도 확인됐다. 전조군을 구분할 때에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전까지 잠자리에 들기 전 시간대의 지속적인 움직임 증가, 비활동 시간 감소, 늦어진 수면 시작 시간이 주요 지표로 나타났다.
이미 진단받은 환자군에서는 새벽 시간대 활동 증가와 수면이 자주 끊기는 양상이 뚜렷했다. 진단이 임박한 위험을 예측할 때에는 저녁 시간대의 비활동 시간과 지속 활동량, 실내 습도 등이 중요한 요소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일상생활 속 변화를 꾸준히 관찰해 조기 진료와 검사를 돕는 보조 수단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는 증상을 늦게 알아차리거나 병원 방문이 지연될 수 있어, 집 안에서 비침습적으로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기술이 향후 도움이 될 수 있다.
조경희 교수는 “뇌혈관질환은 초기 대응이 예후를 크게 좌우하는 질환이지만, 고령 환자에서는 미세한 변화를 놓치기 쉽다”며 “이번 연구는 일상생활 속 행동 변화가 뇌혈관질환 위험을 알려주는 디지털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AI home monitoring for behavioral markers of cerebrovascular disease’는 디지털 헬스 분야 국제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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