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동탄성심병원 입원 80대 여성, 목에 걸린 틀니 호흡곤란 의료사고 사망 논란

사회 / 주영래 기자 / 2025-02-25 15:15:06
유족 "틀니 제거 방치해 사망…명백한 의료사고"
병원 "유족과 협의 중인 사안, 외부 공개 불가"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을 도보로 찾은 80대 여성 환자가 입원 치료 한 달여 만에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유족 측은 단순한 사망 사건이 아닌, 병원 측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며 분개하고 있다.

생전에 착용했던 틀니가 목에 걸린 채 방치돼 호흡곤란으로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유족 측은 거센 항의에 병원 측이 입원 진료비 300만 원 감액을 제안했다고 주장해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80대 여성이 입원 한달여만에 사망했다. [사진=제보자]

 

25일 메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1일 80대 여성 환자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당시 환자는 주말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마땅치 않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주치의는 이 환자에게 가벼운 심부전 증세라며 일주일 동안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환자는 응급실 주치의 소견에 따라 일반 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입원 4일째(14일)에 급성 쇼크 증세가 나타나면서 중환자실로 급히 옮겨졌다.

문제는 중환자실로 이송된 후 환자의 틀니가 분실되면서부터다. 이 환자는 일반병동에서 중환자실로 환자를 이동하기 전까지 틀니를 착용한 상태였다.

유족 관계자는 “병원이 환자를 이송하면서 착용했던 틀니가 없어졌다고 알려줬다”며 “이에 일반병동 간호사에게 환자의 틀니가 주변에 떨어진 것은 아닌지 찾아 달라 요청했고, 환자가 쇼크로 인해 틀니를 삼킨 것은 아닌지 의료진에 면밀히 파악해달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관계자에게 틀니를 찾아 달라고 계속 요청했지만, 병원은 찾을 수 없다는 답변만 했다”며 “환자 식도를 확인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음에도 틀니를 못 찾았다는 답변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유족은 지난 27일 틀니를 찾게 된다. 병원이 26일 환자의 목에서 뒤늦게 틀니를 찾았다며 일회용 장갑에다 틀니를 담아서 전달해 준 것이다. 

이에 유족은 환자 식도를 여러 차례 확인해 달라는 요구를 했음에도 병원이 고의로 묵살한 것 아니냐며 강력히 항의, 환자의 영상 기록 일체를 요구했다. 보호자들은 영상 기록을 건네받고 확인한 결과 충격에 빠지고 만다. 21일 오전에 찍은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고, 누가 봐도 식도에 걸린 틀니의 형체를 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 환자의 식도에 틀니가 끼어있다. [사진=제보자]

유족은 사건 발생 이후 한참이나 늦게 엑스레이를 찍은 것도 황당했지만, 그때라도 틀니를 조기 제거했다면 환자가 호흡곤란으로 사망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했다.

유족 관계자는 "중환자실 담당의에게 이 문제를 문의하니 '틀니가 목에 끼어있으면 호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다시 환자 담당의(순환기내과 교수)에게 이 문제를 언급하니 '영상 기록에서 환자의 틀니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답변이었고, '틀니가 목에 끼어도 호흡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더욱이 순환기내과 교수는 환자 사망 이후 영상 기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틀니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 인정했지만, 후속 대책에 대해서는 원무과와 얘기하라며 자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족은 "상식적으로 환자가 십수 일에 걸쳐 식도와 기도 사이에 틀니를 낀 채 방치됐다면 호흡곤란으로 사망했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겠냐?"라며 "환자 사망 이후 의료사고 여부를 명백히 따지고자 병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당했고, 병원은 치료비 300만 원을 깎아주겠다는 귀를 의심할 만한 제안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격양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료진이 제대로 영상 기록을 확인만 해줬어도 어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았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해 한림대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환자와 관련된 사항은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현재 보호자와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다.

하지만 유족은 24일 기준 병원에게 협의와 관련된 어떠한 내용도 전달 받지 못했다고 밝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으로 보여진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 A씨는 "사망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의무기록 등을 확인해 봐야 하지만, 틀니를 수일간 방치해 환자가 호흡곤란에 영향을 받은 점은 병원이 환자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충분히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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