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조이자 상호금융·보험 쏠림 '풍선효과 실체화'…스트레스 DSR 3단계 조기 등판론
한은, 추가 인하 속도 조절 무게…KDI "금융안정 전제 없는 통화 완화는 자산 거품 우려"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글로벌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와 내수 진작 필요성에 따라 통화정책 전환(피벗) 국면이 열렸지만, 가계부채 뇌관과 제2금융권 풍선효과가 추가 금리 인하의 발목을 옥죄고 있다.
취약 차주와 영세 자영업자의 한계 상황을 감안하면 추가 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이 시급하지만, 금융시장에 전달되는 완화 신호가 수도권 주택 시장을 재차 자극할 수 있어 한은의 정책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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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금융안정이 금융당국을 향한 핵심 질타 대상으로 떠올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 질의 과정에서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이후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으나 제2금융권으로 대출이 번지는 풍선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를 초과하는 상호금융 및 보험사 등에 대해 총량 관리와 추가 건전성 규제를 즉각 단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금융권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달(8조 원대)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1금융권의 총량 압박 효과가 가시화됐다. 그러나 은행권 문턱이 높아진 틈을 타 새마을금고와 신협, 농협 등 상호금융권 및 주요 보험사의 대출 문의와 취급액 증가 폭이 눈에 띄게 확대되는 등 2금융권 쏠림 현상이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규제의 사각지대를 틀어막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10월 초 임원회의를 통해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한 주택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우회하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2금융권 사업자 대출 및 주담대 취급 실태에 대한 현장 점검을 즉시 개시하라"고 지시했다. 당국은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수도권 주택에 대한 스트레스 DSR 3단계 조기 도입과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을 순차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7일 발표한 '경제동향(2026년 10월호)'에서도 내수와 부동산의 엇박자가 지적됐다. KDI는 보고서를 통해 "소비와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으나, 수도권 부동산 가격 불안과 높은 가계부채 누증이 통화정책 운용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통화정책 단독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며,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유기적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한국의 GDP 대비 높은 가계부채 비율(90%대 초반)이 통화 완화 국면에서 금융 불균형을 재점화할 수 있는 핵심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 유동성이 생산적 투자로 흐르지 못하고 주택 담보 차입으로 귀결될 경우, 장기 잠재성장률을 저해하는 역효과를 낳는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 답변 및 공개 발언을 통해 "금리 인하 기조가 자칫 부동산 가격 반등에 대한 잘못된 신호로 오인돼서는 안 된다"며 "물가 안정에 더해 가계부채와 수도권 집값 등 금융안정 여건이 충분히 제어되는지를 매회 회의마다 철저히 점검하며 추가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8·8 주택공급 대책의 실제 착공 효과와 금융당국의 2금융권 DSR 관리 성과가 지표로 입증되기 전까지는 한은이 연속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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