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이어 아산서도 노동자 사망…SK에코플랜트 사고 예방 체계 ‘의문’

건설 / 정태현 기자 / 2026-07-21 14:55:26
가동 중 컨베이어 점검·방호덮개 미설치 의혹…안전조치 논란
용인 반도체 현장서는 연장근로 한도 위반 적발…하청 관리 실효성 쟁점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하는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이 잇따르면서 회사의 사고 예방 체계와 하청업체 관리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충남 아산 철도 공사장에서는 설비 안전조치와 이주노동자 대상 안전교육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앞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에서는 광범위한 연장근로 한도 위반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 SK에코플랜트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 KTX 평택~오송 2복선화 제2공구 건설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이주노동자 고(故) 아웅민우씨가 토사 반출용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던 중 벨트와 지지대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인은 원청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의 하청업체 소속으로 국내 건설현장에서 일해왔다.

사고 직후 노동계와 이주노동단체는 현장의 기본적인 안전조치 부실 의혹을 제기했다. 동료 노동자 인터뷰 등을 토대로 컨베이어벨트가 가동되는 상태에서 롤러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됐으며, 사고를 막기 위한 방호덮개조차 설치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언어 장벽을 고려한 실질적인 안전교육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와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은 지난 16일 SK에코플랜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유족 배·보상을 촉구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발생 직후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컨베이어벨트 가동 중 점검 여부, 방호장치 설치 상태, 안전교육 이행 과정 등 정확한 사고 경위가 조사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SK에코플랜트와 유족 측은 지난 17일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에 합의했다. 회사는 합의서에서 “사고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히며, 이주노동자의 언어 장벽과 불안정한 고용 형태가 산업재해 취약성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안전작업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김영식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도 다음 날인 18일 충남 천안시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위로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만 이러한 사후 수습과 별개로, 사고 당시 현장의 기본적인 설비 안전조치와 노동자 보호 절차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K에코플랜트 시공 현장을 둘러싼 안전관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경기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현장에서는 하청업체 소속 50대 철근공이 작업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뇌출혈로 숨졌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오전 7시부터 13시간째 근무 중이었으며, 쓰러질 당시 용인 지역의 체감온도는 영하 7.4도에 달했다.

앞서 같은 현장에서는 지난해 11월 하청업체 소속 형틀목공 노동자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해당 노동자의 주 52시간 초과 근무 사실을 확인하고 같은 해 12월 하청업체 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감독 결과, 현장 출역 노동자 1248명 중 66.3%에 달하는 827명이 주당 연장근로 한도인 12시간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일근로수당 등 약 3700만원이 미지급된 사실도 함께 적발돼, 당국은 해당 현장에 장시간 근로가 만연했다고 판단하고 시정지시를 내렸다.

아산 현장에서는 가동 중 설비 점검과 방호덮개 미설치, 외국어 안전교육 미흡 의혹이 제기됐고, 용인 현장에서는 하청업체의 광범위한 장시간 근로가 확인됐다. 사고의 양상은 다르지만, 원청의 실질적인 안전관리 체계가 하청 노동자의 작업 현장까지 제대로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SK에코플랜트가 이번에 이주노동자 산재 예방 대책을 안전작업계획에 반영하기로 한 만큼, 관련 내용이 개별 현장의 작업 절차와 교육 과정에 실질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가 향후 안전관리 역량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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