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후 증상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최근 1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명절 '잔소리 메뉴판' 티셔츠가 등장해 화제다. 명절 연휴에 만나는 가족, 친척들에게서 듣는 단골 잔소리 유형별로 용돈을 책정해 그 스트레스를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명절 스트레스는 연령과 관계없이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화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윤나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과거 중년 여성들이 주 대상이었던 명절증후군 증상이 최근에는 10~30대 젊은 층에도 흔하게 나타난다"며 "입시와 취업 스트레스, 경제적 부담, 결혼 압박과 기타 사회적 문제까지 더해져 명절 전후 연령에 상관없이 화병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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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마켓에서 판매중인 명절 잔소리 메뉴판 티셔츠 [사진=오픈마켓] |
화병은 '기(氣)가 막히고 화(火)가 위로 치솟는 증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이 쌓이면서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나타난다. 주로 답답함과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두통, 온몸이 쑤시는 증상 등이 나타나며, 우울감, 불면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심하면 만성적인 분노로 고혈압이나 뇌졸중 등 위험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화병은 보통 분노기, 갈등기, 체념기, 증상기 등 4단계에 거쳐 발생한다. 분노기는 화를 직면했을 때 화가 치밀어 오르는 시기로, 분노가 치미는 증상이 특징이고 몇 분 혹은 며칠이 지나면 분노기는 끝난다. 갈등기는 분노기를 지나 분노를 해소하는 시기에 나타난다. 고민이 많고 불안하거나 쉽게 놀라는 등 정신적인 증상이 많다. 체념기는 분노를 억제하고 참는 생활을 지속하는 단계다. 감정이 해소되지 않았으므로 같은 스트레스를 겪으면 증상으로 연결되고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 쉽다. 마지막 증상기는 오랫동안 억울함을 느껴 분노와 우울함이나 불안 증상이 많다. 화병의 신체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김윤나 교수는 "화병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화병 환자 중 증상기가 가장 많다고 보고됐다. 화병 증상이 특별한 외상이 없어 가볍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서야 병원을 찾기 때문"이라며 "자칫 큰 증상 또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자가 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분노기나 갈등기에 해당하는, 이른 시일 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올해 설 명절 연휴가 6일로 늘어났다.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아야 하는 경우, 장시간 운전과 고속도로 정체로 연휴 중 대부분의 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긴 운전으로 무리가 가거나 통증을 느끼기 쉬운 부위는 어깨와 허리다.
목과 어깨 주위의 근육은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정된 자세로 있게 되면 만성적인 수축 현상을 일으켜 조금씩 굳어지면서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고 젖산이라는 노폐물이 쌓이게 된다. 이에 따라 피로감과 통증이 쉽게 찾아온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운전할 때 어깨를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경험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어깨,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러 한 번씩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좋다. 발꿈치를 서서히 들어 올린 상태에서 2~3초간 정지하거나 허벅지에 힘주기, 양손을 맞잡고 앞으로 밀었다 당겼다 반복하기, 어깨 들어올리기 등의 간단한 체조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줄 수 있다.
주부들의 경우, 구부정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명절 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어깨와 허리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또 쪼그려 앉는 자세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발이 저리기도 하고,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어깨나 무릎 등의 관절통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유건웅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명절이 지나면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 어깨와 팔의 긴장을 풀고 가벼운 틈틈이 스트레칭해주는 것이 좋고, 집안일이나 가사일 등으로 어깨를 많이 사용하면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수건을 이용해 따뜻하게 찜질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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