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개선 흉내내기"…R&D·광고비 대폭 삭감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콜마비앤에이치(이하 콜마BNH)의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여원 대표이사의 급여만 역주행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콜마BNH는 올해 상반기 매출 30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261억원) 대비 7.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전년 동기(173억원) 대비 17.6% 급감했으며, 순이익 역시 81억원으로 전년 동기(116억원) 대비 29.6% 줄어들었다.
![]() |
▲콜마BNH가 실적 악화에도 대표이사 연봉은 상승했다. |
특히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들이 일제히 악화됐다. 매출총이익률은 14.2% 수준으로 100원을 팔면 14원이 남는 상황다. 여기서 판매관리비와 연구개발비 등 필수 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순이익은 100원당 3원 수준이다.
해외 사업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해외매출 및 수출실적은 1025억원으로 전년 동기(1341억원) 대비 23.5%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도 전년 동기 41.1%에서 34.4%로 축소되며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회사들의 실적은 더욱 심각하다. 중국 소재 강소콜마는 상반기 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9억원 순손실)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매출도 89억원으로 전년 동기(184억원) 대비 52% 급감했다.
콜마생활건강(2억원 순손실), 호주법인(적자 전환) 등 주요 자회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 콜마스크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3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콜마BNH가 실질적인 성장 동력 확보보다 비용 절감에만 의존해 수익성 개선을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콜마BNH는 상반기 연구개발비를 49억원으로 전년 동기(70억원) 대비 29.9% 삭감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도 전년 2.2%에서 1.6%로 떨어졌다. 광고선전비 역시 8억원으로 전년 동기(19억원) 대비 59.4% 대폭 축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 성장 동력인 R&D 투자를 줄이면서 단기적 수익성만 추구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무구조에도 불안 신호가 감지된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328억원에서 상반기 444억원으로 35.3% 늘어 매출이 현금으로 원활히 전환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고자산도 같은 기간 693억원에서 745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업계 재무 관계자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증가는 기업의 현금흐름을 악화시키고 추가 관리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상황에서 윤여원 대표의 보수만 증가해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윤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만 10억53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금액으로, 작년 전체 급여(17억8000만원)의 59%에 해당한다.
윤 대표의 보수는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7억700만원에서 2023년 12억9200만원, 2024년 17억8000만원으로 2년 만에 2.5배 증가했다.
오는 26일 콜마BNH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윤여원 대표는 콜마 경영분쟁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 개선을 강조해왔지만, 실제 수치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표이사 보수만 증가하는 것은 주주가치 훼손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CJ그룹 출신 이승화 부사장 같은 글로벌 전문가 영입을 통해 해외 사업 확대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주는 "현 경영진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쇄신과 함께 검증된 전문경영인 영입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콜마BNH 공시 자료에 따르면 윤여원 대표이사에 대해 성과연동형 상여금 지급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표의 상여금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상대적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목표 달성 시 연 1회 인센티브 형태로 지급된다.
이는 최고경영자의 보상을 회사의 핵심 재무성과와 직접 연계시키는 방식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통해 단기 경영성과를 평가하고 상대적 기업가치로 중장기 가치창출 능력을 측정하는 구조다.
콜마BNH 관계자는 “윤여원 대표의 보수는 회사의 임원 근무규정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책정됐습니다. 경영자로서 보여주신 리더십과 전문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