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크로 방식 정산 시스템 8월 중 가동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에선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뿐 아니라 소비자 환불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행상품뿐 아니라 상당수 소비재 판매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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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메프와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지난 22일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티몬과 위메프에 25일까지 밀린 대금을 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내 법적 대응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와 티몬으로부터 미수대금은 총액은 1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한다.
위메프와 티몬에 입점해 있던 대형 유통사들도 철수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3월 상품권 판매를 중단한 뒤 거래가 없고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 철수했다. TV·데이터 홈쇼핑 업체들도 모두 상품을 내린 상태다.
큐텐그룹의 유동성 문제는 지난 2월 미국 기반의 글로벌 쇼핑플랫폼 위시를 1억7300만달러(23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본격화했다.
위메프·티몬은 고객이 결제하면 대금을 최대 두 달 후에 판매자에게 정산해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모기업인 큐텐그룹이 지난 2월 글로벌 쇼핑플랫폼 위시를 1억7300만달러(2300억원)에 인수를 결정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위메프와 티몬 정산 대금을 끌어다 쓰면서 생긴 현금 부족으로 최근의 정산과 환불 지연 사태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위메프와 티몬도 대책마련에 진땀을 쏟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17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연이율 10%의 지연 이자 지급, 지연 금액의 10%포인트 지급 등 보상안과 함께 이달 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판매자 개별 공지를 통해 약속된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티몬은 지난 22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위메프 사태 이후) 일부 판매자의 판매 중단 등으로 당사 상품 거래에까지 영향을 줘 거래 규모가 일시 감소했다"며 "이 때문에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티몬과 위메프는 보도자료를 통해 판매자 이탈을 최소화하고자 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한 '에스크로'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다음 달 중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티몬과 위메프는 상품 판매에 대한 플랫폼 사용 수수료만 직접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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