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샌디에이고 미술관 특별전

문화 / 문기환 기자 / 2025-09-18 13:05:06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한국 최초로 작품 공개
5부로 만나는 서양미술사 … 18일 네이버 단독 사전 예매 시작
서양 미술의 별 60인 대표작…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공동 주최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전의 모더니즘까지, 600년에 걸친 서양 미술사를 빛낸 위대한 화가 60명의 걸작 65점이 서울에 온다.

 

이번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샌디에이고 미술관 특별전’은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미술관 중 하나인 샌디에이고 미술관(The San Diego Museum of Art)의 건립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오는 11월5일부터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열린다. 

 

▲티저 포스터 © Gaudium Associates Ltd/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제공

 

전시는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와 공동으로 주최하며, 15일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아울러 18일부터는 네이버를 통해 사전 예약을 시작해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며,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샌디에이고 미술관 정문을 모티브로 한 티저 포스터


이번 티저 포스터는 샌디에이고 미술관의 정문을 모티브로 했다. 미국 건축가 윌리엄 템플턴 존슨(William Templeton Johnson)이 설계한 미술관은 후기 르네상스 스페인의 플라테레스크 양식을 차용한 정문으로 유명하다. 

 

장식은 조각가 겸 디자이너 크리스 뮐러(Chris Mueller)가 맡았는데, 스페인의 거장 프란체스코 수르바란(Francisco de Zurbarán), 바르톨메오 무리요(Bartolomé Esteban Murillo),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Velázquez)의 실물 크기 조각상과 엘 그레코(El Greco), 리베라(Ribera)의 원형 초상 부조로 꾸몄다. 

 

또 스페인과 샌디에이고의 문장(紋章), 미켈란젤로(Michelangelo)와 도나텔로(Donatello)의 작품 이미지도 장식에 사용됐다.


이처럼 상징적인 정문의 파사드를 단순화한 티저 포스터는 샌디에이고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을 총망라하는 이번 전시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1부 이탈리아와 북부 유럽의 르네상스, 다빈치 작품으로 알려졌던 루이니 작품 포함


15일 공개된 60명의 작가 명단에는 서양 미술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거장들이 포함돼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들이다.


1부 ‘이탈리아와 북부 유럽의 르네상스’에서는 서양 미술사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인 르네상스 시대를 14명의 거장 작품을 통해 조명한다. 

 

베르나르디노 루이니(Bernardino Luini)는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제자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미술사가인 마틴 캠프 코럴드대 교수는 루이니에 대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감각적 스푸마토 기법을 가장 세련되게 자신의 언어로 소화한 다빈치 스튜디오의 대표 화가”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막달라 마리아의 회심은 최근 연구가 발표되기 전까지 오랫동안 다빈치의 작품으로 분류돼왔다.


이외에도 페라라 화파의 선구자 코즈메 투라(Cosme Tura), 베네치아 화파의 거장 베로네세(Veronese), 카를로 크리벨리(Carlo Crivelli), 자코포 틴토레토(Jacopo Tintoretto)의 걸작들이 함께 소개된다.

히에로니무스 보스부터 앙귀솔라까지, 한국 최초 전시


한국 최초로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의 작품이 공개되는 점도 1부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보스는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신비로운 작가 중 한 명으로, 초기 네덜란드 화파의 선구자로 꼽히며, 전 세계에 단 25점의 유화 작품만 남아 있다.

 

▲ 히에로니무스 보스, <그리스도의 체포>, 패널에 유채와 템페라 1515년경, 50.48 cm x 81.12 cm, 샌디에이고 미술관 © The San Diego Museum of Art . 

Hieronymus Bosch, The Arrest of Christ, ca. 1515, Oil and tempera on panel, 50.48 cm x 81.12 cm; The San Diego Museum of Art: Gift of Anne R. and Amy Putnam, 1938.241. www.sdmart.org


15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바르톨로메 베르메호(Bartolome Bermejo) 또한 한국 전시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다. 이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 보기 드문 여성 화가 소프니소바 앙귀솔라(Sofonisba Anguissola)의 작품도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앙귀솔라는 미켈란젤로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스페인 펠리페 2세의 궁정화가로 활동했다.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는 그를 “우리 시대 그 어떤 여성보다 그림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보여준 화가”라고 칭송한 바 있다.

엘 그레코부터 반 다이크로 이어지는 2부, 바로크 회화의 세계


17세기 바로크 시대를 집중 조망한 2부 섹션에서는 스페인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출품된다. 여기에는 현대 작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엘 그레코를 비롯해, 벨라스케스, 프란체스코 데 수르바란, 바르톨로메 무리요 등이 포함된다.


유럽 왕실에서 환영받으며 예술가를 ‘장인’이 아닌 ‘천재’로 인식하는 현대적 관점의 출발점을 만든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와 영국 왕실의 궁정 화가 앤서니 반 다이크(Anthony van Dyck)의 걸작도 이번 전시를 빛낸다.


이 밖에도 네덜란드 화가 야코프 판 라위스달(Jacob van Ruisdael), 프랑스 바로크 대표주자 시몽 부에(Simon Vouet)가 출품되며, 꽃 그림으로 명성을 얻은 다니엘 세헤르스(Daniel Seghers)와 정물화로 인기를 끈 여성 화가 라헬 라위스(Rachel Ruysch)도 주목할 만하다.

과르디에서 시작해 고야로 끝맺는 3부, 로코코에서 계몽주의까지


로코코에서 계몽주의까지를 다루는 3부는 베네치아 풍경화파의 거장 프란체스코 과르디(Francesco Guardi)의 풍경화로 시작된다. 더불어 삼촌이었던 카날레토(Giovanni Antonio Canal)와 함께 베네치아를 가장 아름답게 묘사한 화가 베르나르도 벨로토(Bernardo Bellotto) 작품도 볼 수 있다. 그는 당시 유럽을 방문한 왕족과 귀족들에게 반드시 수집해야 할 작가로 꼽히기도 했다.


이어서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프란시스코 데 고야(Francisco Jose de Goya)와 자크-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의 제자이자 사실상 유일한 여성 신고전주의 화가로 손꼽히는 마리 기유민 브누아(Marie-Guillemine Benoist)의 초상 작품도 전시된다.


특히 이번 섹션에서는 18세기 신고전주의 조각을 대표하는 안토니오 카노바(Antonio Canova)의 대리석 조각 작품이 출품되어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앵그르, 쿠르베, 모네, 드가, 로트렉으로 이어지는 4부, 사실주의에서 인상주의까지


4부 ‘사실주의에서 인상주의까지’에서는 프랑스 거장들의 대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고전주의 전통의 마지막 거장으로 평가받는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의 작품으로 시작돼, 귀스타프 쿠르베(Gustave Courbet)의 풍경화, 미국 정물화 거장 라파엘 필(Raphaelle Peale)의 정물화,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오노레 도미에(Honoré Daumier)의 현실을 날카롭게 직시한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는 인상주의 대가들의 작품도 다수 출품되었다. 인상주의 창시자인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주요 작품과 에드가 드가(Edgar Degas)의 유화 및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베르트 모리조(Berthe Morisot)와 에밀 베르나르(Emile Bernard)의 작품은 각각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가 서양 회화에 끼친 영향을 잘 보여주는 수작들이다.

후기 인상주의에서 모더니즘까지, 전시의 대미를 장식하는 5부

전시의 대미를 장식하는 5부에서는 후기 인상주의부터 모더니즘까지 서양미술사의 주요 작가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스페인 인상주의의 감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호아킨 소로야(Joaquín Sorolla y Bastida)의 대표작은, 미술사가 E.H. 곰브리치가 서양미술사에서 평가한 ‘눈부신 태양광 속의 생명력, 색채의 자유로운 실험, 감각적인 리얼리즘’의 구현을 잘 보여준다.

 

아카데미 화파의 거장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William-Adolphe Bouguereau)의 ‘젊은 여성 목동’은 그의 대표작으로, 미술사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걸작이다. 미국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시어도어 로빈슨(Theodore Robinson),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윌리엄 메릿 체이스(William Merritt Chase)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후기 인상주의와 나비파의 흐름을 보여주는 막시밀리앙 뤼스(Maximilien Luce), 앙리 에드몽 크로스(Henri-Edmond Cross), 피에르 보나르(Pierre Bonnard), 에두아르 뷔야르(Edouard Vuillard)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여성 화가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과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의 작품은 서로 다른 삶과 화풍을 보여주며, 여성 초상의 다양한 해석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큐비즘의 창시자로 피카소와 함께 평가받는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 기쁨과 리듬의 화가 라울 뒤피(Raoul Dufy), 현대적 감각과 염세적 관능을 동시에 보여주는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의 작품으로 전시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위대한 서양 미술사 거장 60인의 대표작 65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 사전 예매는 18일부터 네이버에서 단독으로 진행된다. 1차 사전 예매는 9월30일까지 진행되며, 정가 대비 3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예매한 티켓은 전시 기간 내 사용할 수 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