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중국 양회 결과 따라 운명 갈린다

조선·금속 / 이동훈 / 2025-01-15 14:16:21
부동산 인프라 투자 vs 환경 규제 강화, 시진핑 선택은?
중국 부동산 시장 부양시 철강 밀어내기 공세 멈출수도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중국 양회에서 발표될 정책 방향이 현대제철의 올 한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다면, 이는 현대제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중국 양회에서 환경 규제 강화 등이 강조된다면, 현대제철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현대제철]

 

15일 대외경제연구원(KIEP) 등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이하 ‘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를 통칭한다. 정협은 3월 4~10일, 전인대는 3월 5~11일에 개최된다. 그해 중국의 주요 정책방향이 양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매번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다. 

  

지난해 양회 기간, 시진핑 주석이 참석한 세 차례의 회의에서 매번 강조된 단어는 ‘새로운 질적 생산력’이었다. 이는 시 주석이 2023년 9월 헤이룽장성 시찰에서 처음 언급한 신조어로서 전통적인 경제성장 방식과 생산성 발전 경로에서 벗어나 첨단기술, 고효율, 고품질을 통해 산업의 생산력을 제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2024년 중국 중앙정부의 과학기술 예산은 전년대비 10% 증액된 3708억 위안으로(기초연구 13%↑), 국방 예산 증가율인 7.2%보다 높았다. 또한 기초연구 예산의 50% 이상을 35세 이하 청년 과학자에게 배정하는 등 청년 과학기술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과학기술 혁신 등 국가 전략 분야에 사용할 1조 위안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를 발행하면서 관련 산업의 경기를 부양했다. 올해 중국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매년 발표되는 경제성장률과 실제 경기체감율이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 대표적인 국가중 하나로 꼽힌다.

박종훈 지식경제연구소 소장(박종훈의 지식한방 채널 운영)에 따르면 최근 중국개발투자집단유한공사(SDIC)의 수석 경제학자인 가오샨원 박사는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가오샨원 박사는 지난 2~3년간 중국의 실제 경제성장률은 평균 2%라고 밝혀 시 주석의 노여움을 샀다.

가오샨원 박사는 “세계 각국의 부동산 시장 붕괴 사례를 살펴보면 부동산 버블 붕괴가 일어난 나라의 GDP는 3~4% 가량 감소하는데, 중국은 0.5%p만 줄었다고 발표했다”며 “지난 2~3년간 중국의 실제 연평균 성장률은 2~3% 수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중국 당국이 경제 통계를 조작하고 있다고 폭로한 셈이다.

박 소장은 이 같은 가오샨원 박사의 말을 “중국은 부동산 버블 붕괴 전에 5.7%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국가인데,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공식인 (5.7%) - (3~4%)=를 적용하면 경제성장률은 1.7%~2.7% 인 것이 정상이다. 그렇기에 중국정부가 공식 발표한 경제성장률 5.2%를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는 청년실업률도 조작했다고 의심받는다. 중국은 2023년 6월 청년 실업률이 21.3%를 기록하자, 발표를 중단했고 6개월 후 집계방식을 바꿔 실업률을 14.9%로 집계했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주요 경제지표를 조작한다는 의혹이 세계 곳곳 들불처럼 번지자, 중국 정부가 이번 양회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을 불식시킬 단초를 부동산에서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는 철강 제품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현대제철의 판매량 증대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제철 입장에서 기대되는 모멘텀은 AD 규제 (후판, 열연강판), 국내 건설 경기 반등 가능성 (하반기)”과 더불어 “중국 양회”를 언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중국 양회에서 환경 규제 강화가 강조된다면, 현대제철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환경 규제 강화는 중국내에서의 생산 비용 증가와 투자 부담, 재고 리스크를 가중시켜 중국 철강업체들의 밀어내기 수출을 더욱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올해 실적은 중국 양회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현대제철의 성장 기회가 열릴 수도 있고,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동훈 이동훈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