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정부와 업계가 석유화학 산업 재편을 논의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과 HD현대가 합작사 HD현대케미칼에 총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주채권은행에 금융 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대주주도 일정 부분 부담을 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4일 금융권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모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는 총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포함한 자구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는 각각 4000억원씩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합작 법인인 HD현대케미칼에 투입하는 안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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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 [사진=연합뉴스] |
양사는 같은 날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에도 금융 지원을 신청했다.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라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인 석유화학 기업은 주채권은행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도 나왔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단지에서 보유한 에틸렌 생산용 나프타분해설비(NCC·110만t)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NCC 통폐합이 이뤄지면 양 사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은 기존 195만t에서 HD현대케미칼 단독 생산 체제인 85만t으로 줄어들게 된다. 중국의 설비 증설로 에틸렌 공급 과잉이 장기간 지속된 시장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금융 지원이 확정되면 가동을 멈춘 NCC를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통폐합 과정에서 인력 감축은 하지 않으며, 롯데케미칼 전 직원은 HD현대케미칼 소속으로 전환 배치된다.
금융권에서는 양사가 산은에 금융 지원을 공식 신청한 만큼 대산 단지 사업 재편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은은 이르면 이번 주 채권단 자율협의회를 열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기업의 구조 개편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이달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인허가 절차 통합·간소화 △고부가·친환경 전환 R&D 지원 △재정·금융 지원 △세제 지원 등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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