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메쉬코리아 인수 23일 결판…임시주총서 ‘부릉 내분’ 매듭짓나

유통·MICE / 김형규 / 2023-02-23 11:47:14
23일 메쉬코리아 임시주총서 hy 신주 유상증자 안건 상정
유정범 전 대표 메쉬코리아 주총금지 가처분 하루 전 기각
메쉬코리아 전‧현직 경영진 서로 해임 안건 제안 ‘강대강’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hy(옛 한국야쿠르트)가 메쉬코리아 인수를 코앞에 둔 가운데 23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메쉬코리아 전‧현직 경영진 내분도 매듭지어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배달대행 앱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는 이날 오전 10시 임시주총을 열고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상정한다. 해당 유증의 신주 발행 대상은 hy다. 이와 함께 이번 임시주총에선 메쉬코리아의 전‧현직 경영진이 서로 해임 안건을 제안해 경영권 내분의 향방도 갈릴 전망이다.
 

▲ hy, 부릉 각사 CI

 

hy는 메쉬코리아 인수를 위해 지난달 600억 원의 긴급자금을 수혈한 바 있다. 이어 이번 200억 원 규모 신주 인수로 총 800억 원을 투자하게 된다. 이를 통해 hy가 확보하는 메쉬코리아 지분은 66.7%다.

hy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임시주총이 잘 마무리되고 나면 인수 관련 추후 활동을 정할 예정”이라며 “양사의 시너지로 ‘라스트마일’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트마일은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전해주는 물류의 마지막 단계다. hy는 한국야쿠르트 시절 축적한 자사 유통망에 부릉의 이륜차사업 배송 인프라가 더해지면 종합 물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메쉬코리아 창업자이자 전 대표인 유정범 의장은 hy의 인수를 막기 위해 여러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지난 22일 법원이 이를 대부분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장은 지난 20일까지 ▲이사회 효력정지 ▲현 경영진에 대한 직무 정지 ▲주총 개최 금지 ▲신주발행금지 등의 가처분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했다.

피보전 권리에 대해 유 의장은 “합리적이지 않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회사의 주식을 제삼자에게 발행하는 행위는 주주들의 권리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행위이자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며 “김형설 현 대표의 위법한 신주발행 절차 진행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신주발행 유지청구권과 이사의 위법행위 유지청구권을 동시에 제기했다.

그는 hy의 메쉬코리아 인수 과정이 공정한 경쟁입찰 방식에 의한 적정투자자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김 대표가 특정인(hy)과 사전에 모의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 제삼자 배정 유증이 급하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유 의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대표직에서 해임됐다. 이날 이사회는 김 대표를 새로 선임하고 매각 우선협상자로 hy를 선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 대표는 유 의장과 메쉬코리아를 공동창업했다.

지점장들과 유 전 대표는 당시 이사회 소집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며 hy의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도 날치기 의결이었다고 주장했다.

hy는 이 같은 메쉬코리아 매각에 대한 논란과는 전혀 관련 없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유정범 의장(전 메쉬코리아 대표) 부릉 지점장들이 본사 매각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hy 본사 앞에서 진행하는 모습 [유정범 의장 측 제공]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2월 OK캐피탈로부터 유 전 대표 지분(14.82%)과 김 대표 지분(6.8%)을 담보로 360억 원을 대출했다.

하지만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8월 만기를 3개월 연장했다. 이후 연장한 11월 만기에도 메쉬코리아가 상환하지 못하자 OK캐피탈은 이 회사의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우선 매각협상자는 유진그룹이었다.

이에 유 전 대표는 서울회생법원에 자율구조조정(ARS)을 신청하고 이달까지 외부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hy는 메쉬코리아 지분 65%를 800억 원에 사들이는 계획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업계는 이때 hy와 김 대표가 협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메쉬코리아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hy로부터 지원받은 긴급자금 600억 원으로 지난달 30일 OK캐피탈‧기술보증보험 등 주요 채권자 채무를 상환했다. 최근 김 대표 이름으로 등기이사 변경도 마쳤다.

23일 임시주총에서 신주발행과 관련한 유증 안건이 통과하면 hy의 메쉬코리아 인수는 초읽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hy와 체결된 투자 계약에 따르면 신주 1주당 가격은 5023원이다.

유 의장은 지난 20일 이에 대해 현저히 낮은 가격에 제삼자 배정과 신주발행 절차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사내 이사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메쉬코리아의 주식 가치는 적어도 주당 2만 원을 웃돌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hy의 신주발행 가격은 공정경쟁방식에 따른 입찰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며 객관적인 가액이라 보기 어렵다고 유 의장은 지적했다. 메쉬코리아의 실제 가치보다 저가 발행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 메쉬코리아 임시주총에서 제안된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해임 안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내이사 자격의 유 의장은 이날 임시주총에 김 대표를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 안건을 제안했다. 동시에 현 경영진은 유 의장의 사내이사 해임 건을 제안해 강대강으로 맞붙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형규 김형규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