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생산·사무' 영역 맞춤형 독자 개발 AI 적용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제조 혁신과 사무 업무 효율화 전략을 공개하며, AI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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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설계 영역에 적용되는 AI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는 5일 온라인 'AX 세미나'를 열고 올해를 AX 혁신의 원년으로, 개발부터 생산, 사무에 이르는 모든 사업 영역에 자체 개발한 AI를 적용, AX를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적기 개발, 수율, 원가 등에서 생산성을 극대화해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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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제조 AI실장이 수율 개선의 중요성과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
◆ 제조부터 사무까지…"AI와 함께하는 효율적 하루"
이번 세미나에서 LG디스플레이는 자체 개발한 사무용 AI 어시스턴트 ‘하이디(HyDi)’를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와 효율화 사례를 대거 소개했다.
이이동 LG디스플레이 제조AI 팀장은 "설계 AI는 주어진 조건에 맞게 디스플레이 패널 외곽부를 자동으로 설계하고, 최적의 디자인을 설계자에게 제안한다"며 "AI가 광학 성능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설계안을 직접 도출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고 말했다.
광학 설계에도 AI를 도입했다. 광학 설계는 시야각에 따른 OLED 색 변동을 최적화하기 위해 쓰이는 기술이다. 최적의 광학 설계안을 위해서는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는 설계에 5일 이상 걸렸다.
AI를 도입해 설계안 작성부터 검증, 제안까지의 전 과정을 AI가 스스로 수행해 최적화와 신속화를 이뤘고, 그 결과 8시간 만에 설계 완료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해 AI 생산 체계를 도입했고, 생산성 향상에 따라 약 2000억원 이상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낸 바 있다. 또한 AI 어시스턴트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외부 설루션 도입 대비 1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보다 강화된 AX 도입에 따라 3년내 업무 생산성 30%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AX 혁신 가속화를 통해 OLED 중심의 사업구조를 강화하고 원가와 수익성을 개선해 지속 성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형주 제조AI 실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과제로 ‘수율’을 꼽았다.
그는 "수율은 투입량 대비 양품 비율로,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 제조에선 단위 원가에 큰 영향을 준다"며 "미터 단위 글라스에서 머리카락 1/100 크기의 이물을 탐지하는 수준의 고난도 작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수율 관련 데이터를 학습해 불량 원인을 자동 분석하고, 매일 아침 불량별 원인 후보를 도출해 엔지니어에게 제공한다”며 “장비를 자동으로 멈추는 제동 시스템도 함께 구축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AI는 단순 분석을 넘어 사용자의 명령을 기반으로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세부 단위로 나눠 각종 시스템과 툴을 활용해 해결하는 ‘에이젠틱 AI’로 진화 중이다.
그는 “AI가 공장 품질은 유지하면서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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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슬 R&D DX팀 책임이 하이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
◆ 사무 환경에도 침투한 AI…"하이디 4.0으로 진화 중"
생산직 포함 사무직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 혁신을 위해 자체 개발한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도 적용한다.
LG디스플레이는 사내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하이디’라는 명칭은 임직원 대상 사내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하이 디스플레이(HI DISPLAY)’의 줄임말로, ‘휴먼(사람·H)과 AI(I)를 연결하는 LG디스플레이(D) 구성원의 친근하고 똑똑한 AI 비서’를 의미한다.
현재 ‘하이디’는 AI 지식 검색, 화상회의 실시간 번역, 회의록 작성, 메일 AI 요약 및 초안 작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반기에는 보고용 PPT 초안을 작성해 주는 문서 작성 어시스턴트 기능 등 보다 고난이도 AI 업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이디는 메일 요약, 용어 검색, 회의 실시간 통역 및 회의록 자동 생성 등 일상 업무를 자동화해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안보슬 R&D DX팀 책임은 “하이디는 사내 지식 검색 기능까지 지원해 각 부서의 문서와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하이디 4.0’으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며, AI 기능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 AI에 진심인 LG디스플레이…실적으로 증명할 것
이번 행사에선 AI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과 인력 재배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에 이형주 실장은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고차원 노하우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며 “AI 도입으로 인해 효율성과 전문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엑사원 4.0’ 등 LG AI연구원과의 협력 현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안보슬 책임은 "LG AI 연구원과 협업을 지속 진행 중"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최초로 시도한 AI 기술들이 다른 계열사로 전파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형주 실장은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단순한 턴어라운드를 넘어,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와 세계 1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AI"라며 "AI에 진심인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실적을 통해 그 진정성을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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