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점유율 34% 육박…벤츠는 화재 후유증에 '반토막'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2년간의 부진을 털고 폭발적인 성장세로 돌아섰다. 테슬라 모델Y의 약진과 정부의 보조금 정책,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가 맞물리며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1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22만177대로 전년(14만6734대) 대비 50.1% 급증했다.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1.1%, -9.7%)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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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덴자. |
전기차 침투율(신차 구매 중 전기차 비중)은 13.1%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신차 구매자 8명 중 1명이 전기차를 선택한 셈이다.
시장 성장을 견인한 주역은 단연 테슬라였다. 모델Y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주니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5만397대가 팔렸다. 전기 승용차 시장의 26.6%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전체 판매량은 5만9893대로 전년 대비 101.3% 증가하며 점유율 27.2%로 2위에 올랐다.
국내 제조사도 선전했다. 기아차는 'EV3', 'EV4', 'EV5', 'EV9 GT' 등 공격적인 신차 공세로 6만609대를 판매해 27.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9', '아이오닉6 페이스리프트', '아이오닉6 N' 등을 출시하며 5만5461대를 기록, 25.2%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KG모빌리티는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로 8914대를 판매하며 4위를 차지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중국산 전기차의 급성장이다. 중국산 전기차는 7만4728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112.4% 급증했다. 시장 점유율은 33.9%로 3분의 1을 넘어섰다.
특히 BYD는 '아토3', '씰', '씨라이언7' 등으로 7278대를 판매하며 601.8%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폴스타도 269.6% 성장하며 중국 브랜드의 약진을 이어갔다.
반면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57.2%로 2022년 75%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워낙 강해 국내 제조사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계 브랜드는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BMW(20.7%), 폭스바겐·아우디(9.8%), 포르쉐(208.5%)가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한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2072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 대비 53.8% 급감했다. 시장 점유율은 0.9%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EQE 화재 사고의 후폭풍이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포르쉐가 3625대로 208.5% 폭증하고, BMW가 7729대로 20.7%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한 번의 사고가 브랜드 이미지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벤츠의 전기차 사업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전기차 보급 격차가 뚜렷했다. 경상북도가 가장 높은 지자체 보조금(최대 1100만원)을 지급하며 16.3%의 침투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제주도는 개인 구매 기준 33.1%로 신차 구매자 3명 중 1명이 전기차를 선택했다.
반면 서울은 낮은 보조금(최대 60만원)과 공동주택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12.8%에 그쳤다. 전국 평균(13.1%)보다 낮은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30대의 전기차 선호도가 20.1%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은 7.6%로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우려를 표했다. KAMA 관계자는 "2025년 시장 반등은 특정 인기 모델 중심의 수요 집중과 정부 보조금, 제조사의 가격 경쟁이 결합된 결과"라며 "전기차의 본격적인 대중화나 수요의 구조적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한 "현 추세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요구하는 무공해차 전환 속도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전기차 유입에 대응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자국 산업 보호 정책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테슬라의 감독형 자율주행(FSD) 한국 도입 이후 모델X·S 수입이 급증(11월 6대→12월 176대)하는 등 자율주행 기능이 향후 전기차 구매의 핵심 요인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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