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원전 잭팟 터졌다…655% 폭증에 '주가 재평가' 신호탄

에너지·화학 / 주영래 기자 / 2026-02-20 09:50:20
미국 원전 확대·SMR·가스터빈 '3중 모멘텀' 가동
체코 원전 수주가 도화선…원전 르네상스 수혜주 부상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상 최대 수주 행진을 발판으로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상승 국면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전·SMR·가스터빈 ‘3각 엔진’이 동시에 점화되며, 수주 사이클 정점 구간에서 기업가치 재평가 조건을 사실상 완성했다는 평가다.


iM증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난해 신규 수주는 14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5%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불과 1년 만에 수주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난 셈이다. 원자력 부문이 6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55.6%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고, 복합 EPC가 3조4000억원, 가스·수소 부문이 1조3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체코 원전 프로젝트가 원자력 수주 폭증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 두산에너빌러티가 사상 최대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챗GPT]

수주 잔고 역시 빠르게 쌓이고 있다. 대규모 수주가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향후 수년간의 매출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실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수주 잔고 확대가 단기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성장 가시성을 높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미국 원전 확대 정책, 한국 기업에 '기회의 창’

중장기 수주 모멘텀은 미국의 원전 확대 정책이 뒷받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50년까지 원전 발전용량을 현재 100GW에서 400GW로 4배 늘리고,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원전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원전 산업 공동화다. 미국은 지난 30년간 신규 원전을 단 한 기도 건설하지 않았다. 그 사이 원전 기자재 제작 능력과 시공 역량이 크게 약화됐다. 미국이 공격적인 원전 확대 계획을 내세우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산업 기반은 사실상 붕괴에 가까운 상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iM증권은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프로젝트 내 두산에너빌리티의 참여 범위 확대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과 폴란드 등에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나 자체 주기기 제작 능력이 제한적이다. 원자로 압력용기,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를 독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손에 꼽히는 만큼, 해당 역량을 갖춘 두산에너빌리티와의 협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대형 원전 관련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수주 가시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 SMR, 2030년 이후 '게임체인저'로 급부상

소형모듈원전(SMR) 사업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뉴스케일파워·엑스에너지·테라파워 등 주요 SMR 개발사들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핵심 기자재 제작사로서의 입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생산 인프라 투자도 병행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연간 20기 생산이 가능한 SMR 전용 생산시설 구축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SMR은 대형 원전 대비 모듈화·표준화가 핵심인 만큼, 대량 생산 체계를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경쟁 우위의 관건으로 꼽힌다.

롤스로이스·GE히타치 등 유럽과 미국의 주요 SMR 개발사로의 공급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글로벌 SMR 시장이 2030년 이후 본격 성장 궤도에 오를 경우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기업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 가스터빈,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타고 새 주력 사업으로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가스터빈 수주 확대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서 가스터빈 발전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해외 가스터빈 수주가 처음으로 본격화되며 신규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공급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에서 공급 병목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는 연간 12기 이상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안정적 생산능력을 확보한 공급사라는 점이 ‘프리미엄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스터빈이 원자력, SMR과 함께 수주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면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실적 개선 가시화…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청신호'


실적 개선 흐름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 매출 16조2331억원, 영업이익 1조1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 중반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2026년 영업이익은 1조1534억원으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됐다. 수주 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것은 실적 개선 그 자체보다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다. 그동안 두산에너빌리티는 실적 대비 저평가 상태가 지속됐다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원전·SMR·가스터빈이라는 세 가지 성장 동력이 동시에 가시화되고, 사상 최대 수주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의 눈높이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iM증권은 "한미 원전 협력 강화와 SMR 시장 성장, 북미 가스터빈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모멘텀은 중장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며 "사상 최대 수주를 기반으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한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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