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재완 항공보안협회장, “드론, 대한민국 안보 실질적 위협”

파워인터뷰 / 문기환 기자 / 2025-06-10 13:21:03
“드론은 정찰ㆍ공격 모두 가능 … 국가적 대응체계 시급”
10일‘드론·대 드론위원회’공식 출범 … 민·관 실질적 협업 절실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최근 국내에서 드론을 활용한 중국인들의 군사기지 등 민감 시설 무단 촬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드론이 군사기지와 에너지 시설을 직접 타격하는 등 실질적인 안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민간인의 취미 활동으로 여겨졌던 드론 운용이 이제는 정보 수집을 위한 감시와 정찰, 더 나아가 러-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전세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변모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긴박한 흐름 속에서 (사)대한민국항공보안협회가 6월10일 ‘드론·대 드론위원회’를 공식 출범하며, 국내 드론 위협에 대응하는 민간 차원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본지는 9일 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박재완 항공보안협회장을 서울 강서구 협회 사무실에서 만나, 최근 급증하는 드론 위협과, 이에 대한 국가적 대응의 필요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박재완 항공보안협회장

 

박 회장은 드론 위협을 강조하며 입을 떼었다. “드론 하나가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투기가 아니라, 소형 드론이 국가 핵심시설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의 말은 단순한 흐름에 대한 경고가 아닌 대한민국이 직면한 국가 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강조된 절박한 메시지였다.

“전 세계와 한국에서 동시에 발생… 드론은 간첩행위 수단입니다”

항공보안협회가 드론위원회까지 구성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드론은 이제 단순한 취미용 기기가 아니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첨단 무기이자 정찰 도구입니다. 협회는 최근 2개월간 중국 국적자 또는 중국과 연계된 인물이 2010년 이후 전 세계에서 수행한 감시·정찰 사례 30건 이상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최근 2~3년 사이 드론을 활용한 정찰 활동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런 흐름은 대한민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이 2025년 4월3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2023년 6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중국인들이 드론과 고성능 카메라로 국내 핵심 군사시설 등 국가중요시설을 무단 촬영한 사건이 총 11건이나 발생했습니다. 이는 단순 관광이나 취미 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고, 전 세계에서 중국이 벌이고 있는 ‘회색지대 전술’ 및 저강도 간첩행위의 방식과 수법이 거의 일치합니다.


“정찰을 넘어 공격도 가능한 시대 … 북한·테러조직도 모방 가능”

드론이 실제 공격수단으로 쓰인 최근 사례를 듣고 싶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최근 드론 작전은 전 세계 군사 전문가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2025년 6월1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러시아 전역에 위치한 4곳의 전략 공군기지를 동시에 공격하는 대담한 작전을 실행했습니다. 이 작전에서 117대의 소형 드론이 트럭에 숨겨져 러시아 영토 깊숙이 침투해, 전략폭격기와 정찰기 등 군용기를 타격했습니다.

이 작전은 저렴한 드론이 고가의 군사자산을 무력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전 세계 군사 균형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북한이나 국제 테러조직이 이 방식을 모방해 한국의 공항, 항만, 원전, 군사시설을 공격한다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지금 당장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드론·대드론위원회 출범… 산업계·국가기관과 손잡고 본격 대응”

최근 국제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습니다. 협회는 6월10일, 드론·대드론위원회를 공식 출범합니다. 위원회는 대테러 및 항공보안 분야에서 30년 이상 실무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이끌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토교통부, 국가정보원, 대테러센터 등 국가기관은 물론 관련 산업체와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이 위원회를 통해 드론 위협에 대한 인식을 널리 확산시키고, 드론 탐지 및 대응을 위한 법·제도 정비 지원, 보안기술 개발 등 대응전략 수립, 국제 공조 채널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드론 위협은 더 이상 군이나 정보기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항, 항만, 원전 등 핵심 국가시설을 지키는 민간 보안요원, 그리고 시민 모두가 보안의 전선에 서야 합니다.

7월 국립항공박물관에서 드론 위협과 대응을 논의하는 포럼 개최”


올해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소개 바랍니다.  

 

▶협회는 오는 7월17일, 김포공항 인근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진화하는 항공위협과 K-보안의 미래’를 주제로 ‘미래 항공보안 포럼’을 개최합니다. 이 포럼에서는 대학생 등 차세대 인재들이 생각하는 새로운 항공보안 위협 발표, 국내 안티드론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 및 토론, K-보안장비 활성화와 해외 수출 전략을 위한 정책토론회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포럼은 단순한 학술행사가 아니라, 현장 중심의 정책 실현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드론 위협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 … 민·관의 실질적 협업 필요”

정부나 관계 기관들에 강조해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대 드론 활동은 더 이상 군이나 정보기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드론은 비용 대비 효과가 높아, 작은 장비로도 국가 핵심시설에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나 테러조직이 우크라이나식 타격 수법을 모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분명합니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 드론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불법 드론 비행ㆍ정찰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서둘러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국가중요시설의 안티드론 장비 보급, 국산 보안기술의 실증 등 민간·정부 간의 실질적 협업 체계 구축도 시급합니다. 그 시작점은, 드론의 눈을 먼저 보는 것입니다.

 

“사단법인 대한민국항공보안협회는 그 시작점에 서서 협력의 불씨를 지피겠습니다.”
 

▲박재완 항공보안협회장이 서울 강서구 협회 사무실 부설 보안인재개발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제 ‘드론 테러’라는 단어는 국제 뉴스 속의 머나먼 이야기로만 들리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 박재완 회장의 강조점이듯이 드론은 이제 전 세계 군사·안보 환경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경각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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