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편집국] 최초의 서울(京城 : SEOUL)역은 1900년 7월 8일 경인철도 전구간(仁川-杻峴-牛角洞-富平-素沙-梧柳洞-鷺梁津-龍山-南大門-京城)이 개통되면서 경성역으로 운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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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좌측부터 경인철도설계도면, 경성역(1900년)과 경인선 전통기념 촬영, 경성역 구내 전경,경성역 승강장 모습 |
당시 우리는 ‘경성역’이라 했으나 최초 설계도부터 한자는 ‘京城’으로, 영문은 ‘SEOUL’로 표기되었으며, 같은 경성 시내의 남대문과 가까운 ‘남대문역’처럼 가까운 돈의문이 새문(新門) 또는 서대문이라 부르면서 경성역을 ‘신문외(新門外)역’ 또는 ‘서대문역’이라는 호칭이많이 사용되자 1905년 3월 27일부터 명칭을 아예 ‘서대문역(西大門驛)’으로 변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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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헤르만산더 여행기 호텔자료 |
한국민속박물관에 기증된 1906년 9월 한국을 방문한 독일인 Hermann Gustav Theodor Sander의 자료에 의하면 당시 서울의 국제호텔인 Astor House의 철도 이용 안내자료에 서대문역(West Gate Station : Sei-tai-mon)을 Seoul Station이라 표기하였음을 볼 수 있다.
매일신보 보도자료에 의하면 서대문역은 불란서 영사관을 비롯해 많은 외국인 거주 등 남대문역 보다 번창하였다 했다.
1914년 12월 2일 자 신문은 그동안 용산에서 수색을 경유하던 용산~신의주 간 경의선 노선 중 용산~수색 간을 폐지하고, 서대문~수색 간으로 노선변경을 결정함에 따라 외국인 거주지 등 필요한 용지를 11월 말까지 수용하여 1915년 3월 20일까지 퇴거 기한을 정해줬음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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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上) 당시 서대문역, 사진(下) 3.1 만세운동 모습 |
그러나 1919년 3월 1일부터 시작된 독립 만세운동의 집결지로 이용된 서대문역 광장은 아예 서대문역을 없애버리는 원인을 제공하게 되어 1919년 3월 18일 매일신보에 갑자기 ‘서대문역을 남대문~수색 간 직통공사 관계로 3월 31일 자로 폐지한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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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역을 3월31일 자로 폐지한다는 기사. |
갑작스런 서대문역 폐지 결정에 당시 서대문역 조역(현 부역장) 다카하시(高橋 たかはし)는 매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대문역 폐지로 인천에서 통학하는 180명 통학생의 불편과 한산해질 역전 상인들을 안타까워하며, 미국인 콜부란(H. Collbran : 경인철도 건설에 참여한 공사 책임자)이 미국에서 소나무와 벚나무 자재를 가져와 건설한 정거장”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처량한 어조로 말했다는 내용이 1919년 4월 5일 자 신문에 보도됐다.
당시 경성지방법원의 만세운동 관련자 248명에 대한 ‘예심종결 결정서’ 내용에는 “3월 5일 다수의 군중을 서대문 역전에 불러들여 2차 시위 운동을 계획하고, 태극기를 준비시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조선독립신문 제8호에 보도된 판결문 요지에는 “3월 22일 오전 9시경 남대문밖에서 500여 명이 독립운동 축하행렬을 시작하여 서대문역에서 수천 명의 응원대와 합류하여 주마 질풍의 세력으로 불란서 영사관에 이르러 독립 만세를 외친 행렬은 극에 달했다”는 내용 등에서 갑작스러운 서대문역 폐지 결정의 사유를 짐작할 수 있다.
경의선의 시발역을 서대문역(최초의 서울역)으로 결정하고 예산을 확보하여 필요한 용지까지 수용했으나 1917년 7월 31일부터 조선총독부 철도국이 경영하던 한국철도의 경영을 남만주철도주식회사에 위임하는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다가, 서대문역 광장이 1919년 3.1만세운동의 집결지로 활용되자 갑자기 경의선 공사를 핑계로 폐지한 후 2년이 지난 1921년 7월 11일에야 경의선의 용산역 시발을 남대문역 시발로 변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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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정거장 터 표지석 |
1919년 3월 서대문역(Seoul Station)을 폐지하면서 경성역이 사라진 후 남대문역을 경성역으로 변경할 것을 결정하고, 새 경성역의 신축공사를 시작한 후 1923년 남대문역 명칭을 경성역으로 변경했으며, 사라진 경성역의 흔적은 서울시 중구 순화동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 길가에 ‘서대문정거장 터’라는 표지석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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