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야당 공세에 선긋기…"나머지 6곳 시추해야"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의 첫 탐사시추 유망구조인 '대왕고래'가 양호한 구조를 갖췄으나 경제성 있는 가스전은 아니다라는 잠정 분석 결과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6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시추 과정에서 가스 징후를 일부 확인했지만, 그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발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석유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시추를 통해 획득한 시료·데이터는 나머지 6개 유망구조 후속 탐사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0일 포항 앞바다에서 약 40㎞ 떨어진 대왕고래 (유망)구조에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를 투입해 최근까지 탐사시추 작업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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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30일 새벽 경북 포항시 앞바다에 위치한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웨스트 카펠라호가 탐사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웨스트 카펠라호는 수심 1260m에서 시작되는 해저 지형에서 1761m 깊이까지 드릴을 내려 암석을 뚫고 1700개 이상 시료와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
시추 현장에서는 세계 1위 시추기업인 미국의 슬럼버거(Schlumberger)가 채취된 암석과 가스 등의 성분을 기록·분석하는 '이수 검층'(mud logging) 작업도 병행했다.
탐사시추를 통해 대왕고래 유망구조가 미국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Act-Geo) 분석처럼 석유·가스가 모여 있을 가능성이 높은 구조를 갖추고 있고, 일부 층에서 그 흔적을 발견했지만, 본격적인 시추에 나설 정도의 경제성은 없다는 것이 초기 분석 결론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지상에서 3021m까지 굴착하며 이수 검층을 통해 층별로 규모는 다르지만, 6개 지층에서 주변보다 가스 포화도가 높은 것을 확인했다"면서 "다만 가스가 구조 유기물이 산화돼 나온 건지 근원암에서 이동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텐데, 이런 부분은 정밀 분석 결과 발표 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대왕고래에 대한 추가 탐사시추는 진행하지 않기로 하고, 시추공을 뽑고 현장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애초 이번 프로젝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하며 국민적 기대를 키웠다.
실제로 글로벌 석유 업계에서는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로 제시된 '20%'를 시추에 도전해볼 만한 수준이라고 본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1차 탐사시추를 위해 사업 예산 497억원을 신청했으나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이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첫 탐사시추는 석유공사 사업비로 전액 충당했다.
오는 5∼6월께 정밀 분석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초기 분석 결과 대왕고래 유망구조의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논란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2차 시추부터는 오일 메이저의 투자를 받아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예산 확보가 어려운 경우도 사업 추진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1차 탐사시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성공 확률을 높여가며 추가 시추를 통해 '20%의 확률'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왔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대왕고래'의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1차 시추 결과를 두고 "후속 시추 작업을 실행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시추를 더 해보는 게 필요하다"며 "한 번 시추해봤는데 바로 (석유·가스가) 나온다면 산유국이 안 되는 나라가 어디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동해 심해 유전구는 총 7개 구가 있고, 대왕고래는 그중 한 군데"라며 "대왕고래 유전구에 대해서는 심층분석을 실행해 7∼8월 최종 분석 결과가 나오면 나머지 6개 심해 유전구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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