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최초로 중증 노년 환자를 위한 통합 진료 시스템 ‘위드원(WithONE)’을 본격 가동하며 고령 환자 의료 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입원 초기부터 퇴원 후 자립까지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맞춤형 돌봄 체계로, 미국 의료 개선 연구소(Institute for Healthcare Improvement)로부터 최고 등급 인증을 획득하며 아시아 최초 노년 환자 특화 병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 서울아산병원, 중증 노년 환자 맞춤형 통합진료 시스템 ‘위드원’ 본격 가동 |
‘위드원’은 다학제 협진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 돌봄 프로그램으로, 65세 이상 고위험군 환자를 조기에 선별해 입원 중에는 다학제 기반의 집중 치료를, 퇴원 이후에는 지역사회 복지 자원과 연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입원 환자의 40%가 65세 이상 고령자일 만큼 고령 중증 환자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기존 단편적인 진료체계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해당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돌봄 위험 척도’를 통해 환자의 복합적인 건강 상태와 악화 가능성까지 예측하며 진료 정밀도를 높였다.
입원 후 48시간 이내에는 노년 전담 간호사가 직접 병실을 방문해 환자 상태를 평가하고, ▲재활의학과 ▲약제팀 ▲영양팀 ▲사회복지사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이 곧바로 진행된다. 치료는 물론 약물 조정, 영양 관리, 섬망 예방 등 통합 돌봄까지 고려한 맞춤형 진료가 이뤄진다.
특히 ‘4M 서비스(돌봄 요소, 이동 능력, 약물 관리, 정신 기능)’를 적용해 환자의 잠재적 위험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강점으로 꼽힌다. 퇴원 후에는 통합 퇴원계획팀이 지역 복지 서비스와 연계된 맞춤형 관리에 나선다. 가정 간호 방문, 돌봄 연계 상담, 1인가구 대상 지원 등도 포함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시니어환자관리팀이 담당한 노년 환자 수는 2021년 160명에서 2024년 2,959명으로 18배 이상 증가했고, 통합 퇴원 서비스 의뢰 건수도 같은 기간 10배 가까이 확대됐다. 지역 복지 연계 실적 역시 191건에서 1,449건으로 늘었다. 프로그램 만족도는 90%를 웃도는 수준이다.
백지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노년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하고 전문적인 초기 대응과 이후 연속적인 관리”라며 “위드원을 통해 국내 노년 의료의 수준을 표준화하고 질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손기영 가정의학과 교수는 “의료기관의 역할은 퇴원 이후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지역 사회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고령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020년 시니어환자위원회를 발족한 이후, 2023년 시니어환자관리팀을 출범시켰으며, 2024년에는 통합돌봄지원팀으로 확대 개편, 2025년에는 통합퇴원계획팀까지 신설하며 노년 친화 의료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WithONE’ 명칭을 공식 상표로 출원하며 중증 노년환자 의료의 모델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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