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 업계 전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 커져"
bhc·교촌치킨·BBQ·배스킨라빈스 등 소송 준비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대법원이 차액가맹금을 계약상 근거 없는 부당이득으로 판단한 판결이 확정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를 둘러싼 집단소송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법원 3부는 지난 15일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피자헛 본사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은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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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이 차액가맹금을 계약상 근거 없는 부당이득으로 판단한 판결이 확정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를 둘러싼 집단소송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재료나 상품을 공급하면서 도매가에 일정 금액을 추가해 받는 유통 마진을 의미한다.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총매출의 6%에 해당하는 고정 로열티를 받으면서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중복으로 수취했다며 지난 2020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가맹점주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의 확정판결 직후 프랜차이즈 본사를 상대로 한 소송 준비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일부 법무법인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소송 참여자 모집에 즉각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법무법인 최선은 명륜당과 프랭크버거 가맹점주들을 포함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준비 중이다. 판결 확정 직후 네이버에 소송 카페를 개설하고 참여자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을 대리한 법무법인 YK는 이미 17건의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bhc·교촌치킨·BBQ·배스킨라빈스 등 16개 브랜드가 소송 대상에 포함됐으며, 도미노피자·파파존스·BBQ(2차)·배스킨라빈스(2차)에 대한 단체소송 참가자 모집도 이어지고 있다.
메가MGC커피 가맹점주들도 가맹본부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가맹점주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도아의 박종명 변호사는 “메가MGC커피는 2024년 가맹사업법 개정 이전까지 차액가맹금에 대한 명확한 법률상 근거가 없었다”며 “대법원이 피자헛 사건에서 차액가맹금을 부당이득으로 판단한 만큼, 유사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최소 1000명 이상의 가맹점주가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송가액은 점주별 매출 규모와 거래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가MGC커피의 가맹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4000개가 넘는다. 가맹점주들은 추가 참여자를 모집한 뒤 오는 3월께 가맹본부를 상대로 1차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번 판결 이후 추가 소송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배경에는 대법원이 차액가맹금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이 있다. 대법원은 차액가맹금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거나 산정 방식에 대한 구체적 합의와 충분한 사전 고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계약상 근거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이 같은 기준이 확정되면서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소송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하급심 단계에서 일부 반환 소송이 제기되긴 했지만, 가맹본부를 상대로 한 장기 소송 부담과 결과의 불확실성이 참여 확산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프랜차이즈 관련 판결이 나오자마자 업계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며 “유사 사례가 실제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어 “2심과 대법원 판결 모두 특정 기업의 개별 사정보다는 기존 가맹계약 관행 전반을 문제 삼은 측면이 강했다”며 “ 향후 판결 흐름과 추가 소송 여부를 지켜보며 대응 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도적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정리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액가맹금 관련 제도가 2024년 개편돼 신규 가맹계약에서는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새롭게 발생할 사안보다는 과거 계약과 관련된 분쟁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김영란법 이후 사회 전반의 기준이 바뀐 것처럼,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이제는 정상적인 영업 구조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산업은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의 해외 진출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고, 한류 확산과 맞물려 지금이 적기”라며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를 넓혀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차액가맹금 문제는 오래된 관행이었지만, 그동안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됐고 가맹점주들에게 충분히 소명됐는지가 핵심”이라며 “이 같은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유사한 분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글로벌 프랜차이즈에서 일반화된 로열티 제도가 국내에서도 정착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로열티는 매출의 4~5% 등으로 기준이 명확하다”며 “본사 수익 구조를 제도화하는 측면에서는 차액가맹금보다 투명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열티 체제로의 전환이 가맹점주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황 교수는 “초기 진입 비용이나 고정적인 수수료 부담이 가맹 희망자나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잇따른 소송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본사 입장에서는 매출 연동 수수료 방식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위축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과거처럼 가맹점을 빠르게 늘려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방식은 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며 “판례가 형성된 만큼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모두 사업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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