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실패는 병가지상사' 소주시장 재도전 속사정

유통·MICE / 주영래 기자 / 2023-07-13 13:30:04
'부강소주24','쎄주24' 상표 출원 출시 초읽기
'제주소주' 쓴 맛 교훈에서 성공 열쇠 찾았나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주 사업 재도전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은 주류 전문 계열사인 신세계L&B를 통해 소주 브랜드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신세계L&B는 특허청에 '부강소주24'와 '쎄주24'라는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제주소주로 한 차례 실패를 겪었던 신세계가 다시 한번 소주 시장에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라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와인과 소주 등 주류 사업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SNS]

 

신세계L&B 관계자는 "당사 소주사업과 관련해 현재 상표 출원만 선제적으로 한 상황이며, 구체적인 상품 출시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어 "특색있는 주류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높아지며 이에 대한 시장 반응을 보기 위한 상품을 준비하면서 현재 상품 콘셉트 구체화 및 상품화 작업 중이며,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이나 상품 운용은 계획하지 않고 있으며 한정된 채널에서만 이벤트성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희석식 소주로 탄생하게 될 두 제품은 향후 본격 생산 계획이 확정되면 옛 제주소주 공장을 통해 출시하게 될 전망이다.

소문난 애주가로 알려진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90억 원을 들여 제주소주를 이마트 자회사로 인수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7년 이른바 '​정용진 소주'로 불리는 '푸른밤' 소주 시리즈를 출시했다.

당시 신세계그룹의 유통채널인 이마트, 이마트24, 신세계 백화점 등을 통해 가정시장을 타겟으로 도전장을 냈다.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4개월 만에 300만 병을 판매해 제주소주 인수 1년 만에 매출이 8배 늘었다. 하지만 판매가 늘수록 매출 원가와 판매·관리 비용이 급증하면서 영업손실 폭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제주소주를 살려보고자 모기업 이마트는 670억 원의 자금을 냈지만, 회생에 실패했다. 결국 제주소주는 시장점유율 1%에도 못 미치며 고전을 거듭하다가 결국 세상의 빛을 본지 5년 만에 퇴출됐다.

현재 신세계L&B 제주공장은 동남아 유통업체와 손잡고 OEM(제조자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출용 과일소주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업계에서도 애주가로 유명하다. 와인 사업에 이어 또다시 소주 시장에 진출하려는 시도는 과거 한 차례 실패했던 경험을 거울 삼아 재도전하겠다는 는 의지로 보인다"며 "하지만 신세계그룹의 유통망은 가정용 시장에 강점을 보이고 있어 정작 수요가 높은 주점 등 유흥시장에서 영업력을 강화하지 못하면 다시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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