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한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5000선을 돌파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폭증하면서 증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투자 과열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증권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전격 중단했다. KB증권 역시 지난 3일부터 대출 한도를 일시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했으며, NH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신규 대출을 막는 동시에 대출 재개 이후에도 C등급 종목의 인당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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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이러한 조치는 자본시장법상 증권사가 자기자본 규모(최대 100%) 내에서만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이다. 최근 DB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도 한도 소진으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등 대출 서비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신용공여가 급증하며 법정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어 제한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투자 지표들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 지난달 29일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사상 처음 30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 2일에는 30조4731억원까지 불어났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잔고가 20조98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조원 시대를 열었다. 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 또한 지난 2일 기준 111조2965억원이라는 전례 없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시장은 현재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연준 의장 지명 여파인 ‘워시 쇼크’로 코스피가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은 4조5873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하락장에 맞섰다. 이어 3일에는 코스피가 하루 만에 338.41포인트(6.84%) 폭등한 5288.08로 마감, 전날의 매도 사이드카를 비웃듯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동성 장세에서 레버리지 투자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가 실행되는데, 이 물량이 다시 지수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수 상승 과정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두려움(FOMO)으로 인해 레버리지 투자가 늘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상황인 만큼 기업 펀더멘털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신용융자 활용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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