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중동 리스크에도 활짝… 롯데, 유통·식품·화학 ‘동반 반등’

재계 / 심영범 기자 / 2026-05-14 11:18:40
HQ 체제 폐지 후 책임경영 강화… 신동빈 체질개선 성과
롯데쇼핑 영업익 70% 급증… 백화점·해외 사업 실적 견인
롯데칠성, 글로벌 비중 46% 확대… RTD·제로 음료 성장세
롯데케미칼 10분기 만 흑자전환… 책임경영·구조조정 효과 가시화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고환율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소비 둔화 등 복합 악재 속에서도 올해 1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적을 받았다.

 

유통과 식품, 화학 등 그룹 핵심 사업군 전반에서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면서 그간 추진해온 구조조정과 책임경영 강화, 내실 중심 경영 전략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특히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비 회복과 해외 사업 성장, 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이 맞물리면서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 실적이 일제히 개선됐다. 지난해 말 HQ 체제를 폐지하고 계열사 중심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한 조직 개편 역시 실적 회복의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5816억원, 영업이익 2529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70.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439억원으로 694% 급증했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백화점 사업이었다. 롯데백화점 국내외 사업 매출은 8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7.1% 늘어난 1912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중구 본점과 잠실점, 부산본점, 인천점 등 핵심 점포 매출이 19% 증가하며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 회복 효과가 두드러졌다. 3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공연 등을 계기로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K패션·K뷰티 중심 쇼핑 수요가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고, 전국 점포 외국인 매출도 92% 늘었다. 본점 전체 매출 가운데 외국인 매출 비중은 기존 14%에서 23%까지 확대됐다.

 

해외 사업 성장세도 이어졌다. 롯데백화점 해외 사업 매출은 3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68.7% 늘어난 7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현지 대표 쇼핑·관광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인 49억원을 달성했다.

 

한동안 부진했던 롯데마트 역시 수익성이 개선됐다. 롯데마트 사업부는 1분기 매출 1조5256억원, 영업이익 3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20.2%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베트남 사업은 전 상품군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 485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3.4%, 16.8% 증가한 수치다.

 

자회사 실적도 개선됐다. 롯데홈쇼핑은 매출이 2.1%, 영업이익은 118.6% 증가했으며, 롯데컬처웍스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음료·주류·글로벌 사업 전 부문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롯데칠성음료의 1분기 매출은 9525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78억원으로 91% 늘었다.

 

음료 부문에서는 야외활동 증가와 제로 칼로리 트렌드 확산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에너지음료 매출은 8.7%, 스포츠음료 매출은 11.5% 증가했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 동남아 등 50여개국에서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음료 수출을 전년 대비 13.4% 끌어올렸다.

 

주류 사업도 소비 둔화 속 선방했다. 주류 부문 매출은 1942억원,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각각 0.7%, 9.6% 증가했다. 특히 RTD(즉석음용주류) 제품 매출이 74.4%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장기간 적자를 이어가던 롯데케미칼도 10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손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특히 기초화학 사업이 실적 반등을 주도했다. 구조적 공급 과잉과 업황 침체로 직전 분기 4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던 기초화학 부문은 올해 1분기 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란 전쟁 이후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반사이익과 함께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효과가 본격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조직 개편과 내실 경영 전략이 실적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유통·화학·식품 등 사업군별 HQ 체제를 폐지하고 계열사 대표와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과 투자 효율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당시 유통 부문의 상권 맞춤 전략과 화학 부문의 구조조정 및 스페셜티 중심 포트폴리오 고도화, 식품 부문의 핵심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 구축과 롯데웰푸드 인도 푸네 신공장,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롯데리아 해외 진출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당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과 지정학적 리스크, 인구 구조 변화 등 경영 환경 변화가 그룹 핵심 사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11일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 등과 함께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을 방문했다. 현장에서는 루이비통과 디올, 로로피아나, 티파니앤코, 불가리 등 주요 명품 브랜드 매장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의 외국인 수요 확대와 럭셔리 경쟁력을 글로벌 명품 업계가 직접 점검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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