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정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국내 그룹사 중 가장 많은 경제기여액 규모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출 생산유발효과가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높으며 일자리를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사업 주축인 현대차그룹의 성과가 그룹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가경제 발전과 이해관계자들의 동반 성장을 촉진하는 선순환 형태로 자리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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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자동차그룹> |
성장세 만큼 위험도 존재하는데 전세계 자동차산업은 보호무역주의 확장,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미래차 주도권 경쟁 심화 등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산재한 위기 속에서 국가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이해관계자들의 동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 K-자동차,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자동차산업 수출의 생산유발액은 236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 중 3년 연속 1위다. 자동차산업은 산업 특성상 전후방 연쇄효과가 크다. 반도체, 일반기계 등 다른 산업보다 더 높은 수출의 생산유발액을 기록하는 이유다.
수출의 생산유발효과는 한 산업이 해외에 제품을 수출할 때 국내에서 제품 생산 활동이 활발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출의 생산유발효과가 큰 산업은 연관 산업의 국내 생산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 고용 및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또한 높인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부품부터 완성차까지 전방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생산유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3.8%에서 지난해 18.2%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동차산업의 수출과 무역수지도 선전을 펼쳤다. 작년 완성차 수출은 708억달러를 기록하며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700억달러를 돌파했다. 자동차부품을 포함한 'K-자동차' 전체 수출 역시 역대 최대인 2023년의 938억달러에 근접한 933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727억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작년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의 1.4배를 웃도는 성과로, 국가 무역수지가 지난해 흑자 전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출액 대비 무역흑자 비중은 78%로, 반도체(49%), 일반기계(40%) 등을 앞지르며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높은 외화획득 효율을 보였다.
일자리 측면에서도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의 직·간접 고용인원은 약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 산업연관표(2022년 연장표)를 활용해 산출한 철강(41만명), 반도체(28만명) 분야 등의 직·간접 고용인원을 크게 앞서는 수치로, 울산광역시 전체 취업자 수의 약 2.6배에 이른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자동차산업의 평균임금은 6091만원으로, 국내 제조업 평균임금 5377만원을 13% 상회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전국에 고르게 분포된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현지 투자를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국내 주요 산업의 권역별 생산비중(생산액 기준)에 대한 2023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는 수도권에 82%, 조선은 동남권에 80%가 집중된 반면 자동차산업은 ▲동남권 35% ▲수도권 29% ▲충청권 16% ▲호남권 11% ▲대구경북권 9% 등 생산이 전국에 걸쳐 고르게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생산(통계청 기준)은 2023년 기준 전체 제조업의 14.5%, 부가가치는 12.1%를 차지했다. 세수는 2022년 기준 42조원으로 같은 해 국가 R&D 예산의 1.4배에 달하는 등 K-자동차는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 현대차그룹 경제기여액, 국내 그룹 중 가장 커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공기업·금융사 제외)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024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9개사)의 경제기여액이 359조4384억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그룹 중 1위를 차지한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를 모두 더한 것이다. 임직원 급여, 협력사 대금, 정부 법인세, 주주 배당, 기부금 등의 형태로 이해관계자에게 지급되는 비용의 총합으로 산출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액 359조4384억원은 2023년(338조 7143억원)과 비교했을 때 6.1% 증가했다. 100대 기업 전체 경제기여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1.8%에서 2024년 22.3%로 0.5%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액은 구체적으로 ▲협력사(거래대금) 306조6295억원 ▲임직원(급여 등) 34조595억원 ▲정부(세금 등) 9조2613억원 ▲주주(배당 등) 7조5808억원 ▲채권자(이자) 1조5994억원 ▲사회(기부금) 3078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차그룹은 다른 국내 그룹과 비교했을 때 경제 전반에 가장 큰 파급효과를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경제기여액은 국내 주요 그룹 3곳의 ▲A그룹(8개사) 247조563억원 ▲B그룹(8개사) 190조173억원 ▲C그룹(10개사) 145조3347억원 등을 크게 상회했다.
현대차그룹 9개 회사의 개별 경제기여액은 ▲현대자동차 115조2187억원 ▲기아 86조5890억원 ▲현대모비스 52조1965억원 ▲현대건설 30조2921억원 ▲현대글로비스 25조4479억원 ▲현대제철 15조4795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5조170억원 ▲현대트랜시스 11조7964억원 ▲현대위아 7조401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개별 100대 기업 중 경제기여액 상위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그룹 중 가장 큰 규모의 경제기여액을 창출할 수 있던 배경에는 자동차, 건설 등 전후방 연관산업의 파급효과가 큰 견실한 사업구조를 갖춘 다수의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는 점, 최근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펼쳐온 점 등이 거론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협력사 동반성장, 주주가치 제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며,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K-자동차, 복합위기 돌파할 해법 모색
지난 24일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제42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포럼을 개최하고 한국 자동차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법 모색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일제히 국내 자동차산업이 밖으로는 글로벌 통상전쟁 격화, 중국 로컬 브랜드 급성장, 전기차 수요 둔화 등과 내수 시장에서도 자동차 판매 회복세 둔화, 부품업계 경영 불안 등 복합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강남훈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 회장은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의 산업'으로 약 150만명에 이르는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며 우리 경제의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며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는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곧 국가 제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R&D 지원 확대를 통한 한국 미래차 생태계 강화 전략' 주제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이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1%, 전체 수출에서 14.8%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김준기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상무는 '위기극복을 위한 자동차산업 발전 방안’ 주제 발표에서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과제로 ▲국내생산 촉진세제 신설, 노후차 개소세 감면 연장 등 세제지원 확대 ▲전기차 보조금 확대, 수소화물차 보조금 전액 국비 편성 등 친환경차 보급 확대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 지원 등의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보호 무역주의가 강화됨에 따라 자동차 산업은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며 "우리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기업들이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어느 때보다 성원이 필요한 때"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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