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출신 각축 속 은행연합회장·생보협회장 등 인선에 영향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오는 12월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정지원 손보협회장의 후임 인선이 이달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가동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예정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손보협회장에 허경욱 전 주OECD 대사와 유광열 서울보증보험 사장,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등 3명의 고위직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이 도전한다.
▲오는 12월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정지원 손보협회장의 후임 인선이 이달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가동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예정이다. 손해보험협회 CI [사진=손해보험협회] |
특히 이들의 출사표는 그동안 보험업계 상위사의 임원 출신이 맡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정부·금융당국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경제관료 출신이 선호되는 보험업계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허경욱 전 주OECD 대사는 1955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재무부에서 공직에 입문했다. 허 전 대사는 재무부 국제금융국과 국고국, 관세국 등을 거쳐 재정경제부 시절 금융협력과장·국제금융과장을 역임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의 보유한 허 전 대사는 IMF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경력을 가진 국제금융 전문가로 정평이 높다.
그는 2008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마지막으로 정통 경제관료로서 경력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주OECD 대사로 활동한 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AMRO 자문위원회 자문위원,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등 학자의 길을 걷기도 했다.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허 전 대사는 작년까지 6년간 삼성생명 사외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 다른 후보인 유광열 서울보증 사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사장 연임을 포기하는 대신 차기 손보협회장에 새로 도전한 점에서 금융권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서울보증보험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IPO 재추진 의지와 함께 새로 선임될 새 사장도 주목된다.
이 와중에 유광열 서울보증보험 사장은 손보협회 회원사 대표에서 협회장을 노리는 유력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유 사장은 1964년생으로 군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9회로 총무처 사무관으로 공직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과 기획재정부 혁신인사기획관·국제금융정책관·국제금융협력국장을 역임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 경영학 박사인 유 사장은 또 2014년 금융위원회로 자리를 옮겨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보험업 감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는데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난다.
또 다른 경쟁자인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대전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위원회 대변인과 금융서비스국장·금융정보분석원장·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제21대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역임했다.
보험업계와는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으로 국내 보험정책을 총괄한 것으로 깊은 인연을 맺었다. 미국 미주리대학교 경제학 박사인 이 부회장은 현재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 부회장을 맡고 있는데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당시 첫 금융감독원장 유력 후보까지 거론됐을 만큼 정부·금융당국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손해보험협회는 이달 말쯤 이사회를 열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본격 가동하는데 구체적인 차기 협회장 선임 일정과 방식·절차를 확정한다. 회추위에서는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과 조용일 현대해상 부회장·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임규준 흥국화재 사장·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등 손해보험업계 주요 회원사 CEO들이 참여한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손보협회장 인선 과정은 앞서 시작된 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 등 다른 협회장 인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손보협회장 인선이 임기 만료로 교체 인사가 예고된 다른 협회장들의 인선에 비해 늦게 시작됐다”면서도 “후보군에 고위 경제관료 출신이 대거 포함되면서 정부·금융당국과 소통이 아쉬운 은행연합회나 생명보험협회 CEO인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유광열 서울보증 사장의 이번 출사표는 서울보증의 사장 교체를 불가피하게 만들고 이후 예보에서 재추진할 IPO 일정에도 변화를 줄 것”이며 “다른 금융협회와 기관에서 CEO 인선에 속도를 내도록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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