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6개월 변동금리부 상품 1250만 달러 완판…1월 외부 플랫폼 의존 벗어나 기술 자립
이자 지급·만기 상환 스마트 콘트랙트 자동화…결제 주기 단축 및 관리 비용 절감 구현국내 STO 입법 지연 속 규제 친화적 홍콩서 트랙레코드 확보…글로벌 RWA 주도권 포석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이 국내 금융사 해외법인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토큰화 시스템을 적용해 미국 달러화 디지털 채권을 발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외부 인프라에 의존하던 초기 단계를 넘어 독자 기술력으로 상품 설계부터 결제,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완수하며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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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 영문 로고 [미래에셋증권 제공] |
이번에 발행된 채권은 만기 6개월의 미 달러화 변동금리부(FRN) 상품이다. 글로벌 블록체인 메인넷인 솔라나(Solana)와 이더리움(Ethereum) 네트워크를 복수로 활용했으며, 총 1250만 달러(약 173억원) 규모가 전액 판매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 홍콩 금융관리국(HKMA) 인프라와 연계된 HSBC의 토큰화 플랫폼 ‘오라이언(Orion)’을 활용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1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글로벌 대형 은행의 인프라를 대여하는 형태였으나, 이번에는 자체 전산망과 블록체인 코어 기술을 직접 결합한 토큰화 엔진을 적용해 완전한 기술적 자립을 이뤄냈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다.
디지털 채권은 기존 종이 증서나 중앙 집중식 예탁결제원 전산망 대신 분산원장(블록체인) 위에 채권의 권리관계를 디지털 토큰으로 구현한 금융상품이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에 모든 거래 내역이 실시간으로 기록되며, 스마트 콘트랙트(조건부 자동체결) 기술을 통해 이자 지급과 만기 원금 상환이 시스템상에서 자동으로 집행된다. 전통 채권 거래에서 수일이 소요되던 청산·결제 주기(T+2)를 실시간(T+0) 수준으로 단축하고, 수탁 및 사무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글로벌 자본시장은 전통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토큰 형태로 전환하는 ‘실물연계자산(RWA·Real World Asset)’ 인프라 구축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토큰화 자산 시장 규모가 5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JP모건의 ‘오닉스(Onyx)’, 프랭클린 템플턴의 온체인 머니마켓펀드(MMF) 등 글로벌 대형 금융사들의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홍콩은 금융관리국(HKMA)을 중심으로 정부 디지털 그린본드 발행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프로젝트인 ‘앙상블(Ensemble)’을 선제 추진하는 등 아시아 웹3(Web3) 및 토큰화 채권의 전초기지로 자리 잡았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이 이더리움뿐 아니라 처리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한 솔라나 메인넷을 결합해 달러화 채권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킨 배경에는, 이 같은 현지 금융당국의 명확한 디지털 자산 가이드라인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맞물려 있다.
이번 자체 발행 성공은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의 제도적 공백 상황과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자본시장은 지난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토큰증권을 전자증권의 일종으로 수용하는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 처리가 정쟁에 밀려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증권사들은 전담 조직을 꾸리고 협의체를 구성하고도 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에 의존한 조각투자 유통에 묶여 있는 실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제도화가 정체된 국내 시장에 머무르는 대신, 인프라와 규제가 선제적으로 정비된 홍콩 거점을 실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자체 토큰화 시스템의 안정성을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검증받아 향후 국내 법제화 완료 시 시장 주도권을 즉시 선점할 수 있는 기술적 레퍼런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관계자는 “이번 발행은 상품 기획부터 토큰 발행과 결제,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자체 기술과 운영 역량을 완벽히 적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블록체인 운용 경험과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토큰화 금융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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