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요기요 등 투자손실에 순이익 급감"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허연수 GS리테일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수천억원대의 투자 실패에도 연봉이 인상되자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액투자자들은 투자 실패와 순이익 급감 등 주가 하락이 극심한 상황에서 허 부회장의 '나홀로 연봉 인상'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주주는 오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집단행동에 들어갈 것을 시사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해 허연수 부회장에게 19억21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전년 17억8800만원보다 1억3300만원(7.4%) 늘어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 기본급 7억9900만원, 직책수당 4억4000만원, 상여 6억8200만원이다. 앞서 허 부회장은 2022년 보수도 전년 16억6400만원보다 1억2400만원을 더 받아 회사 실적과 상관없이 연봉 인상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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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잇따른 투자 실패에도 본인의 연봉만 올렸다 [사진=연합] |
GS리테일 측은 허연수 부회장의 연봉 책정을 두고 "이사회 승인에 따라 매출, 이익 등의 계량지표와 국내외 경제 상황, 중장기 전략 실행도, 리더십 등의 비계량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간 급여의 0~200% 내에서 지급할 수 있다"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편의점, 슈퍼, 홈쇼핑 등 코어사업의 안정적인 사업운영과 성과 창출을 고려해 상여를 결정했다"고 사업보고서에 명시했다.
다만 이러한 설명과 달리 GS리테일의 실적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연결기준 지난해 순이익 221억원을 내며 전년 476억원보다 53.5% 줄어들었다. 2021년 801억 원이었던 순이익과 비교하면 72.4% 감소로 최근 3개년 동안 순이익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특히 허 부회장이 주도한 수천억원대 투자 단행이 대부분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져 회사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GS리테일의 부채총계는 2018년 2조6405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5조4295억원으로 집계돼 5년 동안 2배 이상 치솟았다. 같은 기간 이자발생부채는 1조711억원에서 3조2534억원으로 무려 3배 넘게 폭증한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GS리테일의 악화된 재무상태를 놓고 허 부회장이 주도한 수천억원대 투자를 주된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회사의 미래성장동력 발굴이란 명목에 약 5400억원(부동산 투자 제외)대의 기업 투자에 나선 바 있다.
2021년부터 이뤄진 주요 기업 투자는 배달대행업체 메쉬코리아(508억원)를 시작으로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3000억원), 카카모빌리티(650억원), 쿠캣(550억원), 펫프렌즈(375억원), 당근마켓(200억원), 무신사(91억원), 팀프레시(20억원) 등이다. 메쉬코리아의 투자금 508억원은 전액 상각됐으며, 가장 큰 투자가 이뤄진 위대한상상은 '적자 수렁'에서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관련 업계를 들썩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에 금융감독원이 고강도 제재를 예고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요원해진 실정이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2013년 160억원을 들여 인수한 디자인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을 20억원 헐값에 매각하는 뼈아픈 손실도 맛봤다. 텐바이텐 운영자금 용도로 빌려준 100억원과 함께 매각 손실이 200억원대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 부동산 투자 실패와 해외 진출 법인의 순손실 증가 등도 허 부회장의 경영 실패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 GS리테일 소액주주들은 오는 21일 열릴 주주총회의 전자투표에서 반대표를 행사하고 있다. 허 부회장의 경영 실패로 인한 주가 하락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회사 안건을 모두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 소액주주는 네이버 증권커뮤니티의 게시글을 통해 "주총 안건이 통과는 되겠지만 소액주주들이 저처럼 전자투표 반대표를 던지길 바란다"며 "10년 장기 주가 폭락에도 주가 부양책이 전혀 없고, 임원진은 저조한 성과에도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GS리테일의 지난 19일 주가는 2만800원에 마감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2주(1년) 최고가인 지난해 4월 5일 장중 3만150원에 비해 30%이상 떨어진 금액이다. 사상 최고가였던 2015년 8월 7일 장중 6만9600원에 비해선 70%이상 폭락한 수준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요기요 등 투자 손실로 순이익 급감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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