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호텔 "시설 관리 소홀 인정, 재발방지 대책 마련"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경주 코오롱호텔 여성 사우나·탈의실 외부 노출 사건이 SNS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며 호텔 시설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건은 오는 10월 APEC 정상회의 공식 숙소로 지정된 호텔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망신으로까지 번질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가 2025년 10월 예정된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빈틈없는 준비’를 강조한 가운데,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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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코오롱호텔이 사생활 보호 문제가 발생하자,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진=코오롱호텔 홈페이지] |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는 APEC 회의 준비 상황 점검 자리에서 “국제 행사인 만큼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철저한 시설 관리와 안전 점검을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코오롱호텔에서 발생한 사생활 침해 사고는 정부의 준비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지난달 투숙객 A씨가 1층 잔디광장에서 3층 여성 사우나 내부가 육안으로 식별 가능하다는 사실을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특히 5층 탈의실까지 외부에서 의복 색상과 신체 윤곽이 확인될 정도로 노출된 점이 충격을 더했다.
호텔 측은 초기 "사생활 보호 필름이 설치돼 외부 시야가 차단된다"고 해명했으나, 피해자가 제출한 사진 증거와 현장 검증 결과 해명이 사실과 다름이 드러났다.
이후 코오롱호텔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 "필름 성능 저하로 인한 불편을 사과하며, 사우나 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필름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기적인 시설 점검과 임직원 보안 인식 강화 교육을 시행하겠다"고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 브랜드 가치는 고객 신뢰에 직결된다"며 "이번 사건은 장기적 신뢰 회복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경주 코오롱호텔은 2025년 경상북도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됐으며, APEC 국제회의 숙소라는 상징성 때문에 이번 사안이 국내 호텔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클 전망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 개최지를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건은 국내 서비스 수준에 대한 국제적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총리까지 나서서 완벽한 준비를 주문한 상황에서 터진 일이라 정부 차원에서도 충분히 난처한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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