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몸집 키운 글로벌세아그룹...이번 인수로 건설 계열사 간 시너지 기대
중견그룹 글로벌세아(GLOBAL SAE-A)가 쌍용건설의 새 주인이 된다.
쌍용건설은 1998년 쌍용그룹 해체 후 24년 만에 민간 기업 품에 안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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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건설 본사 전경 [쌍용건설 제공] |
2일 M&A 업계와 쌍용건설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의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향후 두 달간 기업실사를 진행한 뒤 올해 7∼8월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ICD의 쌍용건설 지분율은 99.95%다.
양측은 ICD가 보유한 지분 인수 금액보다 더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행하기로 합의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으로 주식매매 금액과 유상증자 규모를 아직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ICD는 지난 2015년 1월 당시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던 쌍용건설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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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세아그룹 김웅기 회장 [사진=회사 홈페이지] |
글로벌세아그룹은 ICD가 글로벌 코로나 팬데믹 이후 투자 계열사에 대한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서자 쌍용건설에 대한 인수 의사를 강력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은 최근 2년간 대규모 인력 투입이 필요한 해외 대형 건축현장에서 잇따라 락다운(Lock Down), 셧다운(Shut Down)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공사 지연으로 큰 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매출 1조 4017억 원, 영업손실 1108억 원, 당기순손실 1165억 원으로 재무적 타격을 크게 입었다. 결손금은 1672억 원에 이른다.
창업주 김웅기 회장이 이끄는 글로벌세아그룹은 세계 최대 의류 제조·판매기업인 세아상역을 비롯해 10여 개의 계열사와 해외 10개 국가에 현지 생산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그룹 매출액은 4조 2000억 원 규모다.
김 회장은 세아상역을 기반으로 2006년 패션유통업체 인디에프, 2018년 STX플랜트, 2019년에는 국내 1위 골판지 상자 제조기업인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를 잇따라 인수하며 그룹 외형을 키웠다.
올해 초에도 M&A를 통해 LNG,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 발맥스기술 등을 편입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이번 쌍용건설 인수로 건설 계열사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세아STX엔테크는 국내외 오일·가스시설,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EPC 등 사업에 강점이 있고, 발맥스기술은 쌍용건설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글로벌세아그룹이 진출한 중남미 국가 등에서 발전과 철도, 도로 등 인프라 사업을 비롯해 도시개발사업에도 다양한 재원과 투자방식을 도입해 진출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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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
한편 쌍용건설은 고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김석준 회장이 줄곧 경영을 맡아왔다.
ICD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2015년 이후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 & 레지던스(1조 5000억 원)를 비롯해 두바이에서만 9건, 약 23억 달러(2조 70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행했다.
현재 국내외 수주 잔고는 약 7조 원에 달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해외 건축 손실은 지난해 결산에 반영했다”며 “차입금이 적고, 우발 채무가 없어 유상증자를 통한 신규자금 유입은 회사 발전의 직접적인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재무보강을 통한 신인도 상승에 따라 국내외 수주 경쟁력 강화와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승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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